농어업을 중시하는 더경남뉴스가 농축업과 어업과 관련한 속담(俗談)을 찾아 그 속담에 얽힌 다양한 의미를 알아봅니다. 속담은 민간에 전해지는 짧은 말로 그 속엔 풍자와 비판, 교훈 등을 지니고 있지요. 어떤 생활의 지혜가 담겼는지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빠른 말이 뛰면 꿈뜬 소도 간다'의 속담이 어떤 내용을 주려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주위에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굼뜬 사람도 자연히 그를 따라가기 마련'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시쳇말로 '시너지 효가가 있다', '본(본보기) 받는다'라는 말과 상통합니다.
아다시피 말은 광장히 빠르고, 반면 소는 느립니다.
빠른 말은 자고이래로 최상의 전쟁 수단이었습니다. 몽골의 칭기즈칸이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을 거느린 것도 빠른 말의 기동력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말의 민첩성도 의미와 가치가 있지만, 순한 소에도 긍정적인 데가 많습니다.
사자성어 '우보천리(牛步千里)'는 '우직한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뜻으로 꾸준히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나중엔 꽤 만족스런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말입니다.
반대의 뜻으로 쓰이는 우보천리(牛步千里)-마보십리(馬步十里)를 대비해 봅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는 소 우(牛), 걸음 보(步), 일천 천(千), 마을 리(里)이고, 마보십리(馬步十里)는 말 마(馬), 걸음 보(步), 일천 천(千), 마을 리(里)입니다.
우보천리는 '천천히 걷는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이고, 마보천리는 '말은 단번에 10리(4km)를 달려간다'는 뜻입니다. 둘은 각각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 천리길에 다다른다와 단번에 10리를 가지만 그 다음은 못 가거나 안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사천리(一瀉千里)'란 사자성어도 있는데 ‘강물이 쏟아져 단번에 천리를 간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평소에 게으름을 피지 말고 자신의 심성에 맞춰 마보심리든 우보천리든, 아니면 일사천리든 자신의 타입에 맞춰 일을 하면 크게 어렵지 않게 성과물을 도출할 수 있겠지요. 각각 사례는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요즘은 1960~1970년대처럼 큰틀을 만들어놓고 "나를 따르라"고 하는 시대는 아닙니다. 다양성이 강조되고 중시되면서 각자가 잘 하는 장기를 구사하며 사는 시대입니다. 각자의 개성에 기반한 다양성은 창조성이 많이 연결되겠지요.
우리의 경제 성장기엔 선두의 깃발과 구호에 따라 일사천리로 따르며 일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10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6·25전쟁 이후 태어나 지금 한국의 경제 성장 주역인 '베이비 세대'(1955~1963년 태생)와 이들의 자녀 세대는 획일성과 다양성이란 면에서 많이 다릅니다.
참고로 자신의 주관 없이 남이 한다고 덩달아 따라 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하는 속담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남이 장 간다고 하니 거름 지고 나선다'거나 '남이 장에 가니 저도 덩달아 장에 간다', '남이 서울 간다니 저도 간단다', '남이 은장도를 차니 나는 식칼을 낀다' 등인데 소위 말해 줏대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속담입니다.
다만 '빠른 말이 뛰면 굼뜬 소도 간다'는 속담은 긍정(남이 잘 하는 것)의 의미를 담아 전해지고 있으니 잘 새겨서 활용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