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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산책] '유세를 떨다'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9.23 21:15 | 최종 수정 2023.09.23 22:01 의견 0

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자주 쓰지만 헷갈리는 낱말과 문구를 찾아 독자와 함께 풀어보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지도편달과 함께 좋은 사례 제보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훈민정음 서문 이미지. 서울시교육청 제공

우리는 일상에서 '유세'란 단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중 우리가 대체로 자주 사용하는 건 두가지입니다.

그 하나인 유세(遊說)는 놀 유(遊), 달랠 세(說)입니다. '여러 곳에 돌아다니며 제 뜻을 말하거나 자신의 소속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는 일' 뜻입니다.

선거철만 되면 '권모술수(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략이나 술책)'에 능한 정치하는 자들은 확성기로 외고 다닙니다. 이를 유세를 한다고 하지요.

또다른 유세(有勢)는 한자가 다릅니다. 있을 유(有), 권세 세(勢)입니다.

오늘 알아보려는 것은 이 유세입니다.

유세(有勢)는 말 그대로 '세력이 있다' 또는 '자랑삼아 세력을 부림'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유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에서는 세력이 있다는 뜻을 말합니다.

'유세(를) 떤다'는 말도 자주 합니다. '유세'에다가 '떨다'란 부정적인 단어를 붙여 잘난 척하는 것을 비꼬는 말로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갸는 유난히 유세를 떨어"나 "또 유세 떨고 있네"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유세는 자랑이나 생색, 갑질과 어감상으로 다소 차이는 있습니다.

예컨대 '유세 떤다'는 사회적 지위나 권세가 있음을 자랑스레 떠벌리거나 과장된 행동을 한다는 뜻입니다. 경망스럽거나 잔망스럽게 말을 하고 행동을 분위기가 있지요.

'유세를 부리다'는 '유세를 뜬다'보다 행동거지가 더 심해 '세력을 드러내거나 기대어 교만하게 굴다'는 뜻입니다.

'유세'를 영어로는 '갑질'로 해석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갑질은 '권력을 과시하고 자랑하는 것'입니다.

'맨디왓슨 이지영어'는 블로그에서 '갑질을 하다'는 'be on a power trip'인데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자랑하고 유세한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맨디왓슨 이지영어 블로그

사람은 왜 유세 떠는 걸까요?

자신도 지나침을 알면서도 자랑을 하고픈 원초적인 인간의 속성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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