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밤 개막한 경남 진주남강유등축제장 남강변 일대는 1년 만의 유등축제를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저녁 남강변 고수부지에는 일찍부터 불꽃 및 드론쇼를 보려는 시민들이 쏟아져나왔다. 주 행사장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선 돗자리로 자리를 잡고 구경을 즐겼으나 소망등 터널 등 혼잡 구역에선 발을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불꽃쇼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자칫 누군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일대 대혼란이 우려될 정도로 빽빽했다.
당시 현장 상황을 사진을 곁들여 시간대별로 짚어본다.
개막식(오후 7시 30분) 시작 30분 전부터 남강변 주 행사장에는 드론쇼와 불꽃쇼를 구경하려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드론쇼와 불꽃쇼가 진행됐다. 개막식 주 행사장이 몰려 있는 남강 둔치에는 말 그대로 '사람천지'였다. 자력 이동은 힘든 상황이 됐다.
앞의 방문객들이 불꽃쇼를 보려고 이동을 하지 않다보니 이동을 하기 위해 움직이는 인파에 이리저리 밀리면서 여기저기에서 "앞으로 가자", "밀지 마라"는 고함들이 터져나왔다.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가 떠오른다.
불꽃쇼 등 축제 개막 행사가 끝난 뒤에도 대혼잡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동하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30~40분 동안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소망등 터널쪽이 더했다.
불꽃쇼가 저녁 8시 10분쯤 마무리 되자 남강 둔치 인파는 먹을 거리가 있는 음식관으로 몰려들었다. 불꽃쇼를 보던 인파가 빠져나가지 않고 남강고수부지에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이날 축제 개막 행사장 취재를 마치고 어렵게 빠져나오면서 행사를 치르는 진주시의 보다 촘촘한 현장 대응책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가졌다.
지나던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혼잡도가 너무 심하다. 구경 내내 넘어질까봐 조마조마 했다"면서 "진주시에서 보다 철저한 현장 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불안감과 함께 불만을 토로했다.
남강 둔치가 평지이고 사방이 틔어 있지만, 일부가 넘어지면 도미노가 넘어져 깔리 듯 불상사가 나기 십상이다. 특히 불꽃쇼와 드론쇼가 펼쳐질 땐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고서 걷고, 순간 환호를 하게 돼 넘어지기 쉽다. 넘어지면 밟히고 자칫 압사로 이어질 수 있다.
혼잡 사고를 막으려면 관람객이 몰리는 불꽃쇼나 주말 특정 시간대만이라도 소망등 터널 등 혼잡 예상 지점에 입장객 수를 제한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였다.
또한 혼잡이 예상되는 구역의 일방통행 도입도 검토해 볼만하다. 예컨대 소망등 터널은 한 방향으로 이동케 하고 남강변 둔치 통로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게 하면 통로가 선순환적으로 트여 이동시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남강유등축제장에서 지난해 10월 말 있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 158명 압사 참사나 지난 5월 말 진주 인근 함안 낙화축제장에서 발생한 대혼란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사고는 '설마'에서 터진다.
진주시에 거듭 제안한다. 안전사고 주의 안내문자만 보냈다고 할 일을 다 한 건 아니다. 현장 위급 상황을 알리는 안내문자는 현장에서 상황이 악화된 이후에 보낸다. 실제 최근 일부 대형 참사는 안전 안내문자를 보냈음에도 발생했다.
이날 남강 둔치 주 행사장에서처럼 방문객들은 무질서한 현장에서의 공포를 느끼게 마련이다. 사고 우려가 상존한다면 진주남강유둥축제장을 향하려던 발길들이 다른 지역의 축제장으로 돌릴 가능성은 항시 충분조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