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아침나절엔 다소 쌀쌀하지만 봄이 다가섰습니다. 한낮 중천의 햇살은 봄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파종의 시기가 왔습니다. 농가에선 봄감자(하지감자)도 심고 있습니다.
속담 '씨 자랑 말고 땅 자랑 해라'는 지력, 즉 땅심을 높여야 농사가 잘 된다는 말입니다. 기름진 땅, 즉 양분의 중요성을 뜻합니다.
종자가 제 아무리 우수해도 시비법, 물 관리, 토양 조건에 따라 작황이 크게 좌우됩니다. 이 가운데 지력이 낮은 땅에서는 좋은 품종을 재배해도 많은 수량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요즘처럼 논밭에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을 때는 사전에 밑거름을 하고 밑비료를 줍니다. 기본이자 농사의 근본이지요.
농작물을 심기 전에 땅심을 돋우기 위해 비료를 하고 어느 정도 자라면 웃비료를 하는 게 기본이자 정상입니다.
요즘은 거의 비료로 대체합니다. 두엄 퇴비가 아닌 화학비료를 사용하면서 농작물 생육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농촌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거름 타령을 할 게제는 아닙니다.
요즘엔 축사 퇴비를 삭혀 일반 비료부대에 넣어 싼 가격에 농가에 보급하고는 있습니다.
이처럼 농사일도 맞춤시대라 비료도 그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낙엽을 썩히고 발효시킨 거름도, 축사에서 나온 비료도 있고요.
다만 용도는 보다 다양하게 공급하는데 어지간한 경력의 농업인도 시기에 맞춘 비료 사용을 잘 모릅니다. 귀농인은 더하겠지요.
통상 농가에선 '질소, 인산, 카리'를 비료 3인방으로 불렸지요. 그리고 요소비료도, 복합비료도 있습니다. 농촌에서 자란 분들은 부모님에게서 들은 비료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들 비료는 시기는 물론 용도에 따라, 병충해 종류에 따라 달리 합니다. 비료를 많이 주거나 적게 줘서 농사를 망치는 경우도 허다하지요.
많이 주는 게 좋다고 과하게 줬다가 벼 등 농작물이 웃자라 쓰러짐에 약하게 되는 등 피해를 봅니다.
다만 요즘 벼농사 시비는 농약을 칠 때 같이 합니다. 일도 덜고 효과도 올리는 방식입니다.
땅심을 높이려면 더 다양해진 비료의 용도부터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씨(종자)는 유전자입니다. 열성종자보다는 우량종자가 더 병에 강하고 우량 수확물을 거둘 수 있습니다.
요즘엔 나무 간에 접을 붙이거나 꽃 수정 등으로 많은 우성종자와 우량종자 생산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씨 자랑 말고 땅 자랑 해라'는 씨와 땅의 중요성을 모두 감안한 속담입니다.
이 속담의 속내는 씨를 잘 간수했다고 '농땡이'(게으름) 피지 말고 거름을 해서 땅심을 높여 씨가 더 잘 자라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거꾸로 땅에 거름을 덜 주면 우량 종자도 생육에 지장을 받아 소출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