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가에 친환경 벼농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친환경 벼농사란 농약을 쓰지 않고 모를 내고 길러 수확을 하는 옛 농사방식입니다. 천수답 농사처럼 자연 그대로 짓는 농사 방식입니다.
다만 농약을 쓰지 않으면 논바닥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벼의 성장을 방해하고, 볏대(벼줄기)와 이삭에 병해충이 달려듭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이를 제거하려는 게 왕우렁이(이하 우렁이) 활용 농업입니다. 우렁이는 제초제 대신 논에 난 잡초를 먹어치웁니다. 해충도 잡아먹습니다.
올해 첫 친환경 벼재배에 나선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일원 친환경생태단지를 이틀간 찾았습니다. 벼논에 우렁이를 입식하는 작업 과정을 소개합니다.
인근 문산읍에 살면서 이곳에서 논농사를 짓는 박상렬(60대) 씨는 "우렁이 살포 시기는 대중 없다. 모를 낸 직후에 하는 농사도 있고 모가 어느 정도 자란 뒤에 뿌리는 농가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 씨는 "모가 자라기 전에 우렁이를 뿌리면 우렁이가 약한 모줄기를 갉아먹을 수 있어 모가 적당히 자란 뒤에 뿌리면 우렁이가 갉아먹어도 다른 줄기가 있어 생장에 해를 덜 입는다"고 조언했다.
다음 동영상은 우렁이가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우렁이가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조금씩 이동 중인데 한 곳에서만 있는 게 아니고 굼뜨지만 조금씩 자리를 이동하고 있어 매우 신기합니다.
우렁이가 모를 갉아먹는 것은 친환경농사에서 옥의 티로 지적됩니다.
모를 갓 심은 논에는 풀이 나지 않는 시기로 우렁이가 먹이로 풀 대신 모를 먹는다고 하네요. 친환경 쌀을 생산하기 위해 받아들여야 하는 단점입니다.
나아가 우렁이 농법이 지구 온난화로 또다른 골치거리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겨울철 혹한이 줄어들면서 땅 밑에서 월동(越冬)을 하는 우렁이 수가 죽지 않고 늘면서 번식해 벼논 피해가 늘고 있답니다. 수로가 잘 돼 있는 평야지대와 간척지 등에서 이동 경로가 쉬운 수로를 통해 이동한다고 합니다.
농업 당국에서 연구에 나서야 할 과제입니다. 우렁이가 땅 속에서 살아 겨울을 나는 경향이 있다면 우렁이 종패를 덜 뿌려도 되겠지요. 또한 추위에 강한 우렁이를 생산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렁이 종패를 뿌리는 게 아니라 봄 논갈이를 할 때 솎아내야 할 것 같네요.
왕우렁이는 지난 1983년 식용으로 국내에 들여왔는데 우렁이가 수중 풀을 먹고 산다는 특징을 1992년부터 친환경 농법에 적용, 논의 잡초 제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번식력은 연 10회 정도로 좋아 우렁이 한 마리가 한번에 300~400개의 알을 깐다고 합니다. 1년에 많게는 4000마리의 알을 낳는 셈이지요.
참고로 수십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엔 토종 우렁이(일명 고둥)가 많았습니다. 소류지 등 가장자리에 많아 주워서 삶아먹곤 했지요. 아마 토종 우렁이보단 왕우렁이가 더 왕성하게 활동을 하나 봅니다.
친환경 농법은 반세기 이상을 하던 '농약 농사'를 버리고 다시 예전 농사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입니다. 자연이 주는 그대로 길러 건강한 식단을 만들자는 것이지요.
"친환경 벼농사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