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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겁주지 말라"···뇌전증 교수들도 총파업 불참, 의협 18일 총파업 동력 떨어지나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6.14 14:00 | 최종 수정 2024.06.14 14:02 의견 0

뇌전증 전문 교수들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 차원의 집단휴진(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총파업 불참을 선언해 이번이 3번째 불참 선언으로 의협 중심의 총파업 전선에 분열조짐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던 중환자 단체들도 강한 성토에 나서고 있어 의협의 파업 행보에 여론마저 돌아서고 있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는 뇌질환으로, 약물 투여 중단은 절대 해선 안 된다”며 “의협의 단체휴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뇌전증협회 로고. 이 단체는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와 다르며, 독자에게 대별을 하기 위해 사용한 것임.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전국 16개 상급종합병원(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대구로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제주대병원, 동국대병원(고양 일산신도시),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해운대백병원, 아주대병원, 가천길병원)의 뇌전증센터 교수들이 참여했다.

협의체 위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 부위원장은 양산부산대 소아신경과 남상욱 교수 맞았다.

협의체는 “의협의 단체 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혹시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갑자기 약물을 중단하면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분야는) 뇌전증 지식이 없고 치료하지 않는 의사들은 처방하기 어렵고 일반 약국에서 대부분 (약물을) 구할 수도 없다”며 “항뇌전증약의 일정한 혈중 농도를 항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단 한 번 약을 먹지 않아도 심각한 경련이 발생하여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체는 총파업을 강행하는 의협을 향해서는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지 말고, 차라리 삭발하고 단식을 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과 같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전공의 사직 후 115일 동안 수많은 중증 환자들과 가족들이 극심한 고통과 피해를 보고 있다. 먼저 아픈 환자들을 살리고 전 세계 정보 수집, 전문가 토론회 및 과학적 분석을 통해 오는 2026년 의대정원을 재조정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국민의 공분을 피할 수 없고, 나아가 전 세계 의료인들의 비난을 받게 될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의협 총파업에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등 교수 단체가 동참 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총파업 불참을 선언하고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필수적인 수술에 필요한 인력은 병원에 남겠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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