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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현장] 9월 중하순에 나목(裸木)이 된 경남 진해 경화역 벚나무들

정기홍 기자 승인 2024.10.06 11:42 | 최종 수정 2024.10.06 12:07 의견 0

'벚꽃의 도시' 경남 진해 곳곳에 심어진 벚나무가 예년과 달리 잎이 일찍 져 창원시가 내년 4월초 '진해군항제'에 차질을 빚을 전조가 아닌가 노심초사 심정이라고 합니다.

진해구에 따르면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9월 중순 직후부터 시내 벚나무 잎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해 9월 말 기준으로 40∼50%의 잎이 졌습니다. 4월 꽃이 지고 난 이후 예년보다 빠른 5월부터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 소식에 지난 9월 27일 진해 경화역을 방문해 확인해보니 일부 나무를 빼곤 잎이 거의 다 떨어져 알려진 것보다 정도가 심했습니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목(裸木)이 상당수였고요. 벚나무 잎은 푸르름을 자랑하지 않지만 4월 꽃이 진 뒤 10월 말 빨갛거나 노랗게 물들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진해 경화역의 벚나무들이 잎을 다 떨궈 나목(裸木)만 돋보인다. 9월 말 낮 기온은 30도 정도로 더운데 분위기는 늦가을 분위기처럼 을씨년스럽다.

진해구는 일단 잎의 조기 낙하 현상이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잎에 세균성 구멍병이 많이 발생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해의 벚나무 40%는 수령이 50∼70년에 달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진해구는 지난 7~9월 시비 5400만 원을 들여 진해군항제 관광 명소 일원의 피해 벚나무에 약제를 수관 살포(나무 전체에 약을 뿌림)를 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 했습니다.

이에 진해구는 벚나무 수령이 오래돼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보고 중장기 관리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잎이 거의 다 떨어진 진해 경화역 벚나무 모습. 아직도 주위의 나무와 풀은 푸르름을 지니고 있다.

때이른 9월 말 벚나무에서 '마지막 잎새'를 느끼게 한다. '마지막 잎새'는 미국의 작가 O.헨리의 단편소설에 나오는, 마지막 한 잎의 담쟁이덩굴 잎을 말한다.

때 이르게 벚나무 잎이 퇴락한 갈색 낙엽으로 변해 나뒹굴고 있다.

그나마 노랗게 변했지만, 가지에 달려 있는 벚나무 잎들. 이상 독자 정재송 씨 제공

진해 도심에는 36만 그루의 벚나무가 있는데, 매년 군항제가 열리는 3월 말∼4월 초면 하얗거나 분홍색 꽃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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