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유레카!] 한글 띄어쓰기 누가 처음 했을까?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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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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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78돌을 맞은 한글날입니다.
한글 창제야 세종대왕을 포함해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는 건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띄어쓰기를 처음 한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릅니다. 훈민정음을 기반한 한글은 전부 붙여썼거든요.
긴 문장을 띄어써 보기 쉽고 이래하기 쉽게 한 것은 한글로선 빌 게이츠가 스마트폰을 개발한 것과 비견됩니다. 한 바닥 긴 글이 처음부터 끝까지 붙어있다면 답답해서 미칠 정도였겠지요.
한글 띄어쓰기를 최초로 도입한 사람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장로교 선교사인 존 로스(1841∼1915년)로 알려져 있다네요.
1877년에 펴낸 한국어 교재인 '조선어 첫걸음(Corean Primer)' 에 영어식으로 띄어쓰기를 적용했습니다.
한글은 창제 이후 약 400년간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에는 띄어쓰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글 띄어쓰기는 대중화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 출신 언어학자이자 선교사인 호머 헐버트 박사가 한글 띄어쓰기 도입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이런 노력 결과, 1896년에 창간된 '독립신문' 한글판에 띄어쓰기가 본격 도입되었습니다.
1933년에는 조선어학회가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만들면서 공식 도입됐습니다.
한글 띄어쓰기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눈이 무척 피로했을 겁니다. 우리가 문장을 읽을 때 소위 말해 한 숨을 쉬고서 읽어내려가게 만든 고마운 수고스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