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와 '공정'을 중시하는 2030세대가 정치 지형에서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30세대는 기성세대가 '정의'를 내세우지만 전혀 정의롭지 않고, '공정'을 주장하지만 불공정 투성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젊은층은 진보좌파적, 중년층 이상은 보수우파적 정치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이분적 인식과 구분'이 대세였다. 즉, 청년층은 중년층 이상의 대항마 성격을 지녔다는 관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두 세대는 바로 위의 연령대인 40대와 50대와 정치 성향을 달리하며, 젊은층 간의 균열 현상을 뚜렷하게 보인다. 진보좌파적 성향이 강하다는 40대와 50대 초반은 이른바 '이해찬 세대'(전 교육부 장관, 전 민주당 대표)로 불린다.
경남 진주시에 있는 경상국립대 학생들이 교내 식당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다. 경상국립대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를 통해 내면을 분석해 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사(社)는 공동으로 지난 17~19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화 면접 방식인 전국지표조사(NBS) 형식으로 했고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정당 지지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보다 더 높았지만 반면 ‘태도 유보’ 비율이 꽤 높아 지금의 정치 불안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는 어느 한쪽이 유리한 지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20·30대에서 유의미한 수치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보다 국민의힘을 월등히 많이 지지했다. 반면 정권 교체·재창출 문항에서는 정권 교체가 높아 정당 지지율과 반대 의중을 드러냈다.
20·30대의 이 같은 정치 성향은 앞으로의 각종 선거에서 ‘스윙 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도 60대 이상은 국민의힘을, 40·50대는 민주당을 더 지지하는 구도는 여전했다.
▶정당 지지율
전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7%, 민주당 34%,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3%, 진보당 1%였다. 태도 유보(지지 정당 없음·모름·무응답)는 17%로 많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이하와 30대, 60대와 70대 이상이 보수우파 성향을 보였다.
20대 이하는 국민의힘 31%, 민주당 19%로 무려 12%포인트 차가 났다. 태도 유보는 39%로 무척 높았다. 30대는 국민의힘 35%, 민주당 27%로 8%P 차를 보였다. 태도 유보 25%였다.
60대는 국민의힘 48%, 민주당 36%로 20대와 똑 같은 12%P 차를 보였지만 태도 유보는 7%밖에 안 돼 변동성이 적었다.
이어 보수 성향이 강한 70대 이상은 국민의힘 59%, 민주당 24%, 태도 유보 12%였다. 관망층이 60대보다 높았다.
반면 40대와 50대는 반대로 진보좌파 성향이었다.
40대는 국민의힘 25%, 민주당 52%로 민주당이 17%P 앞섰다. 태도 유보는 11%였다.
50대는 국민의힘 28%, 민주당 41%로 13%p였으나 40대보다 민주당 지지세가 약했다. 태도 유보는 40대와 같은 11%였다.
▶탄핵될 경우 정당별 대선 후보 지지율
만약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전체 정당 후보 지지에서는 민주당 후보 37%, 국민의힘 후보 34%였다. 이는 정당 지지율과 정반대였고, 3%P 차이를 보인 것도 똑같다. 둘 다 오차 범위 내다.
특히 태도 유보가 23%로 상당히 높아 향후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엔 '특별한 여건'이 존재한다. 민주당 후보는 이재명 대표 '일극 체제'이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주자가 혼재돼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 선도 후보가 정해지면 향후 시너지 효과는 국민의힘 쪽이 더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NBS뿐 아니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정체를 보이고 있다.
조국혁신당 후보 2%, 개혁신당 후보는 2%였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이하와 30대에선 정당 지지율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20대 이하는 국민의힘 지지가 민주당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대선 후보에선 국민의힘 24%, 민주당 22%로 박빙이었다. 태도 유보가 절반에 가까운 45%로 나타나 당분간 후보 면면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태도 유보는 정당 지지율에서의 39%보다 6%P 높았다.
30대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31%, 민주당 후보 30%였다.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8%P 앞섰지만 대선 후보에서는 1%P 차이밖에 안 난다. 반면 태도 유보는 31%로 정당 지지율에서의 25%를 6%P나 앞섰다.
특이한 점은 양당 후보 지지(국민의힘 31%,민주당 30%)와 태도 유보(31%)가 거의 같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60대 이상과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40·50대에서는 정당 후보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왔다.
60대는 국민의힘 후보 42%, 민주당 후보 36%, 태도 유보 19%였다. 60대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8%, 민주당 36%였다. 태도 유보는 7%였다.
70대 이상은 국민의힘 후보 58%, 민주당 후보 21%, 태도 유보 16%였다.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 59%, 민주당 24%, 태도 유보 12%였다.
이 연령대에서도 양당 최종 후보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난 뒤 결정하겠다는 의중이 깔렸다.
40대는 국민의힘 후보 24%, 민주당 후보 57%, 태도 유보 15%였다. 50대는 국민의힘 후보 28%, 민주당 후보 48%, 태도 유보 14%였다.
▶정권 재창출 및 정권 교체
이 항목에선 정권 교체는 49%, 정권 재창출이 40%로 9%P 차로 '계엄 선포'의 여진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대 이하는 정권 재창출 36%, 정권 교체 39%로 비숫했다. 모름과 무응답이 24%였다.
대선 후보 지지율에선 국민의힘 24%, 민주당 22%로 박빙이었고 태도 유보가 절반에 가까운 45%였다.
여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대선 후보 지지율이 차기 정권에 대한 기대보다 전반적으로 낮아 양당 인물들에 대한 평가가 박했다. 이는 대통령감이 없다는 뜻이다.
30대는 정권 재창출 41%, 정권 교체 51%, 모름·무응답이 9%였다. 정당 후보 지지율에선 국민의힘 후보 31%, 민주당 후보 30%, 태도 유보는 31%였다.
이번 조사를 전체적으로 본석하면 20·30대에서는 '정당 지지율'과 '정당 대선 후보 지지,정권 재창출·교체'에서 견해 차이를 보였다.
또 40·50대는 정권 교체를, 60대 이상은 정권 유지를 답해 공고함을 드러냈다.
▶정치 갈등과 통합
현재 정치 갈등 수준을 묻는 항목에서 96%가 ‘심각하다’고 봤다. 고작 3%만 ‘심각하지 않다’고 답했다.
차기 대통령의 국민 통합 여부엔 ‘어렵다’가 50%, ‘가능하다’ 42%로 나와 지금의 나라가 두 동강 날 정도의 극한 대립 분위기와 달리 의외로 긍정적 견해가 높았다.
▶기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기각은 ‘인용’(55%)이 ‘기각’(39%)보다 높았고,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대응을 ‘잘못하고 있다’(57%)가 ‘잘하고 있다’(37%)보다 높았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을 ‘신뢰한다’는 55%, ‘신뢰하지 않는다’ 41%였다.
20대 이하는 신뢰 44%, 신뢰 안 함 50%였다. 반면 30대는 신뢰 53%, 신회 안 함 44%로 반대였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민주당 이 대표 3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0%, 오세훈 서울시장 8%,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5%였다.
여기서도 태도 유보가 31%로 높아 아직은 각 인물의 지지 수치는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의미한 것은 범 국민의힘 인물 지지율을 합치면 28%로 이 대표의 31%와 비슷하다. 다만 이 대표는 그동안 같은 조사에서나 다른 조사에서 정체돼 있다.
대선 후보 호감도는 이재명 35%, 오세훈 25%, 김문수 24%, 한동훈 20%, 홍준표 18% 순었다. 이 항목에서도 이 대표는 수년 간을 민주당 1인 체제를 만들어 인식도가 높고 국민의힘 인물은 이제 막 대선 주자 후보에 올라 있어 인식도가 낮은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껏 이 구호처럼 된 것과 된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 국만들의 인식이다.
작금의 세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며 쌈박질만 하고, 거짓말과 선전선동 등 트릭만 난무했다. 특히 2030세대는 사회 전반에 '정의'가 지배하고 조직과 개인 간에 '공정'이 자리해야 함에도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울경은?
다음은 분야별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대경(대구·경북)의 지지율이다.
이상 N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