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구마 농사 흉작"···뿌리 작물 수확 나선 농업인들 한숨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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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6 12:16 | 최종 수정 2022.10.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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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고구마, 땅콩 등 땅 밑에서 수확되는 농산물이 대체로 흉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을 추수철을 맞은 요즘 농업인들은 땅 속의 수확물을 보고선 한숨만 내쉰다. 무성한 줄기를 보고 기대를 하며 캐면 양이 얼마 달리지 않거나, 많이 달려 있어도 씨알이 아주 작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리 정재동(66) 씨는 지난 주에 진주시 사봉면의 밭에 심은 고구마와 땅콩 수확에 나섰다. 하지만 수확을 하면서 낙담을 했다.
잎이 무성한 땅콩 줄기를 보며 땅콩이 줄줄이 나올 줄 기대했다. 땅속 줄기인 땅콩이 많이 달리기는 했지만 정작 씨알 굵기는 아주 작았다.
그의 땅콩밭 옆에서 밭일을 하던 한 60대 후반 아주머니의 말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주머니는 "우리도 땅콩이 적게 열렸다. 올해는 봄가뭄 등으로 밭작물이 대체로 흉작인 것 같다"고 거들었다.
고구마는 땅콩보다 더 소출이 적었다. 많은 재배농가에서는 예년엔 한 뿌리에 5~6개 달렸던 고구마가 1~2개 밖에 달리지 않았다.
최근 고구마를 수확한 진주시 문산의 김 모씨도 "올해 뿌리(줄기뿌리 포함) 농사는 거의 흉년이다. 고구마 두줄을 캤는데 한 다라이(대야)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뿌리 농산물의 흉작은 3~4월 봄가뭄에 이어 생육을 결정 하는(씨알이 커지는) 5월 중순~6월 중순 비가 적었던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작물은 햇빛과 물의 조건이 좋아야 하는데 이들 시기에 날이 가물었다는 것이다.
진주농업기술센터 정성선 채소화훼팀장은 올해 가을 밭작물 소출과 관련해 "3~4월 가뭄이 심해 땅에 수분이 적은 상태에서 심고 비닐 멀칭을 해 몸체가 발달하는 시기에 땅속 수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올해는 대체로 고구마에서 이런 현상이 도드라져 소출이 평년의 3분의 1정도로 적은 곳이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 팀장은 "고구마의 경우 보통 순을 심은 지 한달 반정도 지나면 뿌리가 발달해야 한다. 이때 비가 적당히 와야 한다"면서 "뿌리식물(줄기뿌리 포함)은 몸집이 적당히 크고 난 뒤 햇볕을 많이 받아야 씨알이 굵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봄가뭄의 영향으로 심은 시기에 따라 소출이 다소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