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지날 과(過), 오히려 유(猶), 아닐 불(不), 미칠 급(及)으로,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중용(中庸)의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 며칠 새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를 보면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 정치·사회적인 사안마다 걸어온 강공 드라이브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위기감이 코앞에 다가선 듯해서 하는 말이다.
이재명 당 대표의 대장동사건 '사법 리스크'는 이 대표 당사자에게 절체절명의 위기로 다가서 있는 것도 현실이다. 까마귀가 쪼아 생채기 난 홍시 한개가 늦가을 감나무에 달랑 달려있는 듯하다.
검찰의 만만찮은 수사에 경기 성남시장 때 만나 '경제 공동체'를 이뤘던 측근들의 입도 열리고 있다. 이들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내용도 구체화 하는 상황이다. 통상 수사의 단계로 봤을 때 이 대표로선 빼도 박도 못할 결정적인 비위가 조만간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검찰이 이처럼 수사로 압박해오자 이 대표를 사수하려는 민주당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전방위 공격이다. 일련의 강공책들은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전술적인 방법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 같은 전방위 공격이 며칠 새 곳곳에서 큰 파열음을 내고 있다. 검증도 안 된 어거지성 공격이 되레 역공의 빌미를 고스란히 주고 있다. '되(공격)로 주고 말(부정 여론)로 받는다'는 것이다.
파열의 시작점은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의 '빈곤 포르노' 막말이었다. 장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어린이 집 방문을 맹비난하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이 건은 비슷한 시기의 천주교 신부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추락 기원'과 좌파 인터넷 매체들의 '이태원 사망자 명단 공개'와 맞물려 비난 여론을 더 키웠다.
하지만 장 최고위원은 사과 대신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조명을 설치했다는 또다른 주장으로 반격을 꾀했다. 청와대가 "그 집안의 조명이었다"며 거짓선동울 멈추라고 밝혀 또다시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실수가 민주당에서 나왔다. '첼리스트의 윤석열-한동훈 강남 술자리 공갈 건'이다.
좌파 인터넷매체가 터뜨린 사안을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이자 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키웠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 때 청와대 대변인도 했다.
그는 국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이를 추궁했지만 한 장관은 "서로의 직을 걸자"며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이를 처음 폭로한 첼리스트와 그녀의 전 애인, 다른 언론인 남성과의 삼각 치정 관계로 거짓말로 지어낸 것으로 밝혀져 실소를 자아냈다. 장지연 자살을 악용하고 캐나다로 달아난 '윤지오 사건'이 떠오를 정도다.
하지만 김 의원은 사과 대신 "심심한 유감" 수준으로 이 사태를 봉합하려 하고 있다. 민주당과 좌파 진영의 좌표와도 같은 '뻔뻔스러움'이다. 공격의 대상이 일개 의원도 아닌 일국의 대통령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중견기자 출신이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하지 않았다며 함량 미달이란 말까지 듣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직전에는 EU대사 발언까지 왜곡 날조해 국제적 망신을 샀다.
이달 초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비공개 면담을 백브리핑 하면서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가 되어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에 EU 대사가 "내 말이 언론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돼 유감"이라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EU 대사께서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을 했다. 과거 정부와 현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는 대화는 없었다"는 짧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면담 자리에 동석을 했다.
김 의원은 수년 전 청와대 대변인 때 서울 동자꾸 흑석동에 '상가 투기'로 자진 사퇴해 '흑석 의겸'이란 닉네임이 붙어다닌다. 그는 이어 열린민주당(민주당과 통합) 비례대표이던 김진애 의원이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나오면서 의원직을 내놓아 직을 이어받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내후년 총선에서 민주당 군산 공천을 노린다는 말도 들린다. 공천 때문에 보다 센 한 건을 겨냥하고 있다는 말들이다.
정치 콘트롤타워인 민주당으로선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권에 큰 상처를 줘 여론을 최악으로 만들어놔야만 가능하다는 판단을 가진 듯하다. 여기에다가 내후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앞둔 초선 의원들(특히 비례대표)을 중심으로 막무간 충성심이 발동하고 있눈 것도 현실이다.
이는 윤 대통령에 반감을 갖는 분위기가 커진 지금까지는 먹혀들었다. 하지만 앞뒤를 가리지 않고 막 내놓는 악다구니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 여론이 세월호 치유 과정을 보고 느끼면서 정치·사회적 사안에 냉정해져 있다. 좌파 매체에서 용산참사 사망자 명단을 유족과 상의도 없이 일방 발표하고 민주당이 정치적 공세를 하고 있지만 여론은 의외로 기준점을 정해 차분히 보고 있다. 선동의 망령을 겪어봐 더이상 '어리석은 국만'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현장 등에서 큰 사고가 나기 전에 수많은 전조가 있다고 한다. 이른바 1 대 29대 300이란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이다. 하나의 큰 사고 전에 비슷한 원인의 경미한 사고가 29번 나타나고 큰 사고의 징후가 300번 나타난다는 통계적 법칙이다.
일련의 민주당 헛발질을 보던 국민의힘이 26일 "이재명 방탄·더불어거짓당, 국민 위한 공당 아닌 공갈당"이라는 격한 말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법의 영역엔 정치가 관여해선 안 되는데 지난 정권에선 사법이 기능을 잃어버리고 정치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 진실이 묻히고 가려졌다"며 "(이 대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지방자치 권력을 사유화 한 정치 집단을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성과 성찰 없이 오로지 '이재명 방탄'에 이어 최고위원, 대변인 모두 '더불어거짓'에 나선 민주당은 가히 국민을 위한 공당이 아닌 '공갈당'이라 할 만하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이어 "민생 법안도, 내년도 예산안도, 국가적 비극도 모두 당 대표를 지키겠다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정당은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없다"며 "이제 민주당은 '정치공동체'를 넘어 거짓공동체, 그리고 사법리스크 공동체를 선언한 것인가"라고 했다.
또 민주당 장 최고위원의 캄보디아 심장질환 어린이 사진 공격에 대해서도 "심각한 가짜뉴스, 거짓말에 중독되어 이성이 상실된 듯 보인다"며 "이런 정치인에게도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날이 상당히 센 논평이다. 국민의힘이 저렇게 강한 어조의 논평을 내놓은 것은 여론 향방을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자는 여러 곳에서 이를 감지하고 있다.
정치권 여론이 아니라도 민주당은 불과 며칠만에 변하고 있는 심상찮은 이 같은 여론의 추이를 알고 있을까?
젊은층에서 일상화 한 현타란 SNS 용어가 있다. ‘현실 자각 타임(time)’을 줄인 것이다. '헛된 꿈이나 망상 따위에 빠져 있다가 자기가 처한 실제 상황을 깨닫게 되는 시간'을 이른다.
민주당의 현타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아직도 한 장의 선동 문구로 '정치적인 전리품'을 가졌다는 망상 속에 갇혀 있지는 않은가?
다행히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리를 생각해볼 때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론이란 도미노현상처럼 급변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봇물처럼 터지고 일단 터지고 나면 감당이 안 된다. 오죽하면 백성은 배우지 못해 어리숙하지만 한번 성 나면 나랏님도 막지 못 한다는 말이 나왔겠나.
지금의 여론의 검지손가락은 이성 잃은 민주당 쪽울 가리키고 있다.
자신들이 정권을 잡지 못했다며 줄곧 나라 망하라고 추한 악다구니를 하고, 여러 범죄 혐의가 드러나는 당 대표를 지키겠다며 상대를 분탕질 하는 곳을 향하고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