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에 충격패 한 브라질 감독이 곧바로 사임했다. 브라질은 중병으로 입원해 있는 '축구 황제' 펠레에게 20년만에 웝드컵 우승컵을 바치겠다고 호언했지만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 충격이 큰 상태에 있다.
치치 감독은 10일(한국 시각)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 끝에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된 뒤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크로아티아와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앞선 16강전에서 한국 대표팀을 4-1로 누르고 가볍게 8강에 오른 브라질은 이날 패배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자 통산 여섯 번째 우승 도전을 끝냈다.
AFP통신은 "치치 감독이 '고통스러운 패배이지만 난 평온하다. 한 사이클이 끝났다'라고 충격적인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브라질 최고 인기 구단인 코린치앙스의 감독이었던 치치는 브라질이 2016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이후 대표팀을 맡았다.
브라질축구협회(CBF)는 그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카타르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했었다.
한편 치치 감독은 지난 6일 새벽에 끝난 한국전에서 4골을 넣을 때마다 했던 선수들의 단체 댄스 세리머니 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파울루 벤투 감독을 존중하고 상대팀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비난하는 사람들은 브라질의 역사와 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춤추고 즐기는 것이 우리의 문화(삼바)이기에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었다.
브라질은 한국과의 16강전에서 4골을 넣을 때마다 선수들이 모여서 춤추는 세리머니를 펼쳤고, 3번째 골을 넣은 토트넘 손흥민 동료 히샤를리송은 치치 감독을 불러내 댄스 세리머니를 펼쳤다.
치치는 "(춤은) 젊은 세대와 연결고리다. 선수들은 내 손자뻘이다.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나는 계속 춤을 출 것"이라고 말했지만 크로아티아전에서 골 때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으스댐이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아일랜드 대표팀 출신이자 BBC 해설위원이었던 '아일랜드의 전설' 로이 킨은 "브라질의 세리머니는 무례했다. 그들은 득점을 할 때마다 춤을 췄다. 첫 번째 골을 그렇다고 쳐도 다음 득점에도 춤 세리머니를 펼쳤다. 아주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중에 감독이 어떻게 춤을 추고, 그것도 바로 옆에 상대 감독이 있는데도 말이다. 경기 후 라커룸이나 나이트클럽에서 춘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BBC의 해설가인 그레이엄 수네스도 “엉망진창의 난장판”이라고 거들었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로저 알톤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기고글에서 "브라질은 무례했다. 그들은 너무 만족한 나머지 그들의 감독과 함께 춤을 췄다. 만약 내가 한국인이었다면 네이마르가 치치 감독과 함께 장난을 치는 동안 도하 974 스타디움의 974개의 컨테이너 중 하나에 네이마르의 멱살을 잡고 던져버렸을 것이다. 굴욕을 느끼는 상대 앞에서 자랑하지 않고 축구를 위해 있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알톤의 비난은 이어 FIFA를 향했다.
그는 “FIFA는 왜 이런 상황을 단속하지 않는가. 세리머니를 하건 말건 그냥 심판이 킥오프 휘슬을 불면 되지 않나. FIFA는 왜 세리머니에 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인가”라면서 이런 터무니없는 춤이 차지하는 시간은 확실히 문제가 되고 있다. 럭비의 80분처럼 ‘90분 동안 공을 차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축구에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알톤은 “현재 축구의 실제 플레잉 타임은 58~60분이다. 추가 시간은 자의적이고 부정확하고 때로는 불공평하다. 이런 식이라면 브라질이 삼바를 추면 오스트리아는 왈츠를, 미국은 브레이크 댄스를 춰야 한다. FIFA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과도한 세리머니로 인한 시간 지체를 지적했다.
영국 더 미러는 10일 "로이 킨은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 패배해 탈락한 뒤 더 이상 월드컵에서 춤을 출 수 없다는 사실에 안도했을 것"이라며 "치치 감독의 브라질이 16강 한국전에서 보여준 무례한 춤에 대해 비판했던 로이 킨은 기뻐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영국 스포츠 베팅 온라인커뮤니티인 오즈바이블에 따르면 로이 킨은 브라질이 크로아티아에 패한 뒤 "나는 브라질의 월드컵 탈락이 놀랍지 않다. 그들은 한국전에서 춤을 추는데 힘을 다 썼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하지만 정작 한국 선수들은 지금껏 브라질의 단체 춤 세리머니를 개의치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