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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소비자행동 "정부는 ‘1회용품 사용 제한 규제’ 포기 정책을 철회해야"

정창현 기자 승인 2023.11.09 12:53 의견 0

미래소비자행동은 환경부의 일회용품 사용제한 정책의 무기한 연기와 관련해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취해야 할 지속가능 소비를 위한 정책의 후퇴이자 미래세대에 대한 의무의 방기"라며 8일 철회를 요구했다.

미래소비자행동은 "이번 결정은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해온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사업자들의 인식에 찬물을 끼얹는 오락가락 정책이며 국제적 추세에도 한 퇴행적인 행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지금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기후변화와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소비자와 국민은 1회용품과 더불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해 왔다. 또한, 산업계에서도 다회용기 재사용업을 활성화하고, 자원순환의 가치를 담은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이렇듯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사회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임에 분명하다.

안타깝게도 현 정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오락가락 정책을 펼치고 있다.

11월 7일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24일 시행돼 현재 계도기간 중인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 금지'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3년 도입돼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 6월 사라졌던 조치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되살아났다가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없어지는 것이다.

이는 2019년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소비자 인식변화를 이끌어 온 일회용품 사용 감소를 위한 사회적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오락가락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환경부의 결정은 대단히 개탄스럽다.

무엇보다도 이미 잘 지켜지고 있고 소비자도 감내해 나가고 있는 비닐봉투 규제까지도 사실상 포기했다는 점이다. 거기에 더하여 민간시장에서 1일회용품이 많이 사용되는 카페, 장례식장을 비롯한 집단급식소와 식품접객업(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유흥주점 등)의 종이컵 사용 금지 조치를 철회했을 뿐 아니라 1회용 컵, 접시, 용기, 나무젓가락, 수저, 포크, 비닐식탁보,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금지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환경부는 얼마 전까지도 “11월 24일부터 1회용품 규제 계도기간을 종료하고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이미 1주일 전에 공표하고, 지자체에 배포하는 홍보물을 배포해 행정지도까지 하겠다”고 했다. 현재 환경부의 행보는 규제 시행을 앞두고 정반대의 방침으로 번복하는 이율배반적이고 무개념적인 조치인 것이다. 이제 그 어떤 소비자도 정부의 환경 정책을 신뢰하기 힘들 것이다.

환경을 위한 실천은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에게 비용부담과 불편함을 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강력하게 추친해 나가야 할 우리사회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환경부가 실시한 지난 해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회용품 사용량 절감이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97.7%,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응답자가 87.3%에 달했다.

우리는 환경부가 ‘1회용품 사용규제 조치’를 예정대로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환경부 스스로 밝힌 바처럼 1회용품 규제로 인해 자영업자와 산업계에 대한 반발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지구환경을 위한 각성한 시민과 소비자들의 노력에 정부는 무겁고 진중한 자세로 일관된 정책을 통해 답해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 로드맵을 재정립하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현재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논의 중이다. 더구나 한국은 2024년에 'UN 플라스틱 국제협약회의'의 개최국이기도 하다.

▶환경부는 소비자와 기업들의 친환경 실천 노력에 응답하고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생산적인 정책 입안에 노력하라. 기업 의무 강화를 통해 다회용기 및 플라스틱 대체제품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의 산업규모를 확대하고 지원해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생산적인 대책을 강구하라.

▶환경부는 소비자의 친환경적인 소비를 독려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건강한 환경 조성에 앞장서라. 소비자들은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 이용을 원치 않으며 위생적으로 관리된 다회용기 사용을 하는 곳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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