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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한여름 놀이 친구 '물방개'의 유영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7.07 16:04 | 최종 수정 2024.07.18 14:06 의견 0

모내기를 끝내고 벼가 자라고 있는 벼논에서 유유히 노니는 물방개를 찍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올챙이 못지 않게 요즘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러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어항에 넣어두고 기른다는데 많지는 않을 겁니다. 논 배미를 잠시 돌았는데 발견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귀한 사진입니다.

벼돈 논둑 옆에 물방개가 아기가 아장아장 걷듯이 유영을 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이 녀석은 무자맥질(물속에 들어가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짓)도 합니다.

어릴 때 물방개 놀이는 매우 재미났었지요.

모내기를 끝낸 무논에서 큰 놈, 작은 놈 몇 마리를 잡아 대야나 양푼이 등에 넣어 두면 작은 몸뚱어리로 빙글빙굴 돌아 흥미로웠습니다. 물방개 경주를 하기도 했지요. 바라는대로 가긴 가겠습니까만 그것 자체가 놀이였습니다.

소꿉장난이었지요.

추억되는 건 더 있습니다. 물방개와 붕어, 피라미, 올챙이, 미꾸라지, 민물새우 등을 잡아 큰 통에 넣고서 집에 와 세수대야에 쏟아넣고 까르르르 웃고 했던 기억들입니다. 잡은 것을 고무신에 물과 함께 넣고 맨발로 집으로 오던 기억도 새록새록합니다.

한편으론 들판을 질러흐르는 냇가에 천렵 가서 수풀 앞에 소쿠리를 갖다대 고기를 잡던 기억도 빠질 수 없는 추억입니다. 수풀 밑에다 소쿠리를 살며시 대면 한 친구가 꾸정물을 일으키며 고기를 몰지요. 붕어나 피라미, 미꾸라지 몇 마리가 나오면 어찌 그리 좋던지. "야호~". 이랬습니다.

그런데 소쿠리에 방개 몇 마리만 들어 있으면 낙담이 그지없이 컸습니다. 매운탕 등의 먹을 거리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물방개의 두 얼굴입니다. 이런 물방개가 추억되는 지금입니다.

독자분들, 가족 나들이로 시골 지방도를 지날 때 잠시 차를 세우고 논둑에 가 보세요. 올챙이와 물방개, 물제비 등 잊었던 친구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https://youtu.be/5ldH8-6bU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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