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아홉 번째 현충일인 6일 오전 경남 고성군 남산공원 충혼탑 광장에서 ‘현충일 추념식’이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고, 호국보훈 문화를 꽃피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날 추모식에서 유독 눈에 들어온 장면은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짚고 나온 팔순, 구순의 노년들이었습니다. 남북 상잔의 전쟁이 1950년 6월 25일 새벽 3시에 발발했고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이뤄졌으니 이분들의 애절한 사연은 7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현충일은 1956년 4월 19일 제정됐으니 올해로 69주년이 됐습니다.
이분들의 사연은 남편과 형제, 전우를 전장에서 잃은 것으로 짐작합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가 추념석에 적힌 이름을 쓰다듬으며 가신 이를 기리고 있다. 또다른 할머니도 추념벽에 적힌 이름을 애써 찾고 있다.
추념석을 쓰다듬던 할머니가 지난 모진 세월의 한이 몰려오는지 흐느끼고 있다.
노년의 할아버지가 작은 장미 한송이를 추모벽에 적힌 이름 앞에 놓고 있다. 형제가 아니면 전우가 아니겠는가?
이상근 고성군수가 유족인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동족이 겨눈 총부리인데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날 추념식에서는 오전 10시 1분간의 묵념 사이렌과 육군 제8358부대 장병들의 조총 발사 소리에 맞춰 고성 출신 1274위 호국영령들의 넋과 위훈을 기렸습니다. 경남재능시낭송협회 고성지부 3인의 헌시 낭독과 고성군여성합창단의 현충일 노래 제창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고성읍 적십자봉사회(회장 박경희)가 회원들의 모금으로 마련한 간식 꾸러미를 참석한 400여 명에게 제공했고, 고성군재향군인회도 남산공원 입구에서 충혼탑 광장까지 보훈단체 공용차량(카니발 11인승)을 운행해 고령 참석자들의 이동을 도왔습니다.
고성군재향군인회 여성회와 청년단원과 고성군 청소년나누go봉사단원들은 행사 내내 고령자와 노약자들을 부축했습니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추념사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존경하고 그 뜻을 기린다.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문화는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며 우리 모두의 보훈”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