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제출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결정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차기 대선 주자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일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주하지만 각종 조사에서 30% 초중반 박스권에 갖혀져 있고, 지지 후보가 없거나 무응답 비율이 이 대표의 지지율보다 더 높다.

27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31%를 기록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8%), 홍준표 대구시장(6%), 오세훈 서울시장(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5%) 등 주요 여권 주자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차기 대통령감 적합도. NBS

야권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뭉쳐 있고 여권은 각기 지지율을 형성해 분산된 구도다.

특이한 점은 적합도에서 ‘없다·모름·무응답’이 35%로 크게 높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지지율을 4%포인트 웃돈다.

지지 의견 유보율은 지난 2월 1주차 24%에서 이번 주에 무려 11%p 상승했다.

특히 18~29세 응답자 중 의견 유보 비율은 53%에 달했고, 30대 응답자 43%도 지지 후보를 말하지 않았다.

이 대표의 경우 같은 조사에서의 지지율은 줄곧 20% 후반대에서 30% 초반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어낸 듯하지만 비호감이 상당히 높아 향후 부동층 흡수가 쉽지 않을 전망이고, 국민의힘 또한 윤석열 대통령 계엄 후 탄핵 정국에서의 부정적 인식을 벗기기가 만만치 않은 숙제다.

양쪽 다 큰 고민거리다. 대선 최소 당선권은 40% 후반이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48.56%를 얻어 당선됐다.

특히 이 대표의 경우 야당 독주 상태에서 30% 중반 이상을 꾸준히 보여줘야 나중 여권 단일 주자가 나왔을 때 대응이 수월하다. 공고한 부정 여론 중 중도층에 믿음을 주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 장기적인 정체 지지율은 이 대표에겐 최대 난제다.

여권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차기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가 탄핵 정국 보수 결집으로 타격을 입어 엉거주춤한 상황에 있다. 한때 '보수의 미래'라는 말을 들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그동안 이념적 좌우를 극단으로 오고가 중도층 확보에 불리한 측면이 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돈키호테적인 성품으로 말 실수가 종종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정 경험도 풍부하고 가장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지만 강단이 약하지 않나는 지적을 받는다.

이 모든 분석은 윤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았을 때를 가정한 경우다. 헌재 안팎의 정보에 따르면 탄핵 가능성은 예측 불허라고 한다. 헌재의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다.

정당지지도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36%로 동률을 이뤘다. 국민의힘이 전주보다 4%p 올랐고, 민주당은 2%p 내렸다.

정당지지율.NBS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4∼2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런 흐름은 28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이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보층은 2월 2주차 30%에서 3월 3주차 37%로 지속 높아졌다.

장래 대통령감. 한국갤럽

조사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3.0%였다.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2심)에서 1심 징역형을 깨고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4%로 1위를 이어갔다. 직전 주 36%보다 2%p 떨어졌다. 올해 한국갤럽 조사에서 가장 낮은 선호도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선고공판이 26일 오후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27일 조사에서만 무죄 선고 영향이 반영됐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8%로 1위를 차지했다. 전주 대비 1%p 하락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전주보다 1%p 오른 5%였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였다.

두 조사 결과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