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해보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방송에서도 현장 참여 프로그램 인기가 꽤 좋습니다. 일상에서 몰라 불편해 하는 일을 직접 해보면서 독자들에게 해결책을 소개해보는 기획 공간입니다. 시시콜콜하다고 할 정도로 세밀하게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더경남뉴스의 연중 시리즈 '기자가 해봤다'는 오랜만에 고구마 순 심기를 소개합니다. 봄 농사철을 맞아 1년 만에 농사 현장에 참여했습니다.

기자가 경남 진주시 한 농가의 농업인과 함께한 체험을 소개합니다.

지난 24일 시장에 있는 모종을 파는 가게에 들러 고구마 순(모종)을 한 단에 8000원을 주고 구매했습니다. 모종 한 단(약 1kg)에 50~70본 안팎으로 묶어 팔더군요. 가게 주인은 길이와 굵기에 따라 본 수의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기자는 고구마 순을 심는 작업은 해봤지만 순을 사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첫 경험은 "고구마가 이런 식으로 심어져서 자라는구나"였습니다.

진주의 모종 시장에서 구매한 '베니하루카' 모종. 일본종으로 꿀고구마의 대표 종이다.

고구마 순을 샀으니 순이 심어질 밭으로 갔습니다.

이 농가는 이미 지난주에 트랙터와 관리기로 두둑을 만들어 비닐멀칭까지 만들어 놓았더군요.

멀칭을 해놓은 두둑에 고구마 순을 심고 있는 모습. 식재 간격은 보통 20~25cm다. 두둑을 만들 때 거름이나 비료를 미리 넣어둔다.

한여름을 지나 9~10월 수확철이 되면 바로 위 사진에서 보듯 심은 고구마 순이 무성하게 자란다. 모종을 심기 전 두둑을 만들 때 거름이나 비료를 준 뒤 그대로 두어도 잘 자란다.

이날 심은 고구마 순은 2종류다. 왼쪽은 우리나라 종으로 호박고구마인 '호감미'이며, 오른쪽 줄기가 자주색 일본 종으로 꿀고구마로 알려진 '베니하루카'다.

고구마 순을 심는 기구 모습. 끝부분에 홈이 있으며 중간은 약간 휘어져 있다. 휘게 만들 것은 고구마 순을 심을 때 구멍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홈이 파인 부분에 고구마 순의 아랫부분을 넣고 땅 속으로 비스듬히 눕혀 심는다.

고구마 순을 심는 모습을 가까이서 찍었다. 기구를 이용해 고구마 순의 끝부분을 흙 속 3~5cm 깊이로 비스듬하게 심는다.

심어진 고구마 순에 흙을 덮고 있다. 그대로 두어도 뿌리를 잘 내리지만 비가 오지 않아 땅이 마르면 순이 말라 죽을 수 있다.

한 손으로 멀칭 비닐을 누르고서 고구마 순에 흙을 약간 덮어주면 순이 완벽하게 묻힌다.

고구마 순을 심은 뒤 흙을 꾹 눌러주는 모습. 식재 후 구멍 난 비닐에 흙을 메워 수분 증발을 막아 주는 것이 좋다. 이상 정창현 기자

이상으로 고구마 순 심는 작업장(밭)에 따라가서 소개했습니다.

작업은 간단했지만 허리를 굽혀 하는 일이라 허리가 조금 아프더군요.

하지만 이날 작업은 이 농가 부부와 같이해 큰 어려움 없이 끝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중간 중간에 허리를 펴 주위 봄 풍광을 구경하면서 했더니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요즘은 고구마 순 심는 농기계도 나와 있습니다.

기계에 탄 두 사람이 고구마 순을 가운데 공간에 넣고 있다. 작업에는 운전자 등 3명이 필요하다. 지난 2022년 4월 함양군농업기술센터에서 시연한 모습. 함양군


■고구마 상식

고구마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는 고온 작물로 자라는데 알맞은 온도는 30~35도다.

한국의 봄 날씨에는 맞지 않지만 이어지는 한여름 날씨에 잘 맞아 무성하게 줄기를 뻗고 자란다.

땅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지만, 너무 습하지 않게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산성 땅에서도 비교적 잘 자란다.

두둑을 만들 때 퇴비를 너무 많이 넣지 않아야 한다. 땅에 질소질이 많아져 잎과 줄기만 무성해지고 알이 들지 않아 수확에 실속이 없다.

고구마 순을 심는 시기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4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다. 가장 많이 심는 시기는 4월 말에서 5월 중순이다.

고구마 순은 비가 예보된 전날이나 비온 후 심는 것이 좋다. 땅이 습해야 순이 잘 활착하기 때문이다. 흙이 말라 있으면 충분히 물을 뿌린 후 마르기 전에 심는 것이 좋다.

고구마 순을 심은 뒤 활착되는 시기(10~15일) 동안 순이 마르지 않게 물을 주어야 한다.

수확 시기는 보통 9월 하순에서 10월 중하순 서리가 내리기 전에 한다. 9월이 되면 고구마 밭 두둑이 갈라진 곳이 보이는데 이는 수확할 시기가 다가왔다는 신호다.

지난 2022년 10월 수확에 나선 고구마밭. 고구마 줄기가 무성한 곳과 낫으로 줄기를 베낸 곳 모습이다. 더경남뉴스 DB

고구마 종류는 크게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꿀고구마로 나뉜다.

요즘 국내에 유통되는 고구마 품종이 대부분 일본산이다.

농촌진흥청은 일본산 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국산 품종인 '호감미'와 '소담미' 등을 개발해 보급을 하고 있다.

국산 품종으로 호박고구마 '호감미'는 부드러운 식감에 구우면 당도가 32브릭스(Brix) 이상이며 외래 품종보다 병해충에 강하고 수량이 많다. 밤고구마 대표 품종은 '진율미'로 식감이 부드럽고 단맛도 강한 편이다. 국내 밤고구마 시장의 60%를 차지한다.

꿀고구마 대표 품종인 '소담미'는 쪘을 때 감미도(단맛의 정도이며 설탕을 1로 했을 때 몇 배인지 수치로 나타냄)가 19.1로 일본 꿀고구마 대표 품종인 '베니하루카'의 16.6보다 높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산 품종 보급률은 지난 2016년 14.9%에서 2022년 36.9%로 2.5배 가까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