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탄절 경남 사천에서 또래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던 10대가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김기동 부장판사)는 1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A군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신안동 청사. 법원 사람들 캡처

현행법상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만 18세 미만의 소년범은 최대 20년 유기징역이 최고형이다. 범행 당시 A군은 만 17세였다.

검찰도 A군에 대해 징역 20년에 전자장치 부착 20년, 보호 관찰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즉흥적 분노나 충동적 폭력과 다른,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으로 그 책임이 무겁다"며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 부위에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두르는 등 범행 수법도 잔혹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하나뿐인 자녀를 잃은 피해자의 부모가 감당해야 할 슬픔과 고통, 분노와 상처는 차마 헤아리기 어렵다"며 "이와 같은 정상을 종합해 피고인에게 소년법상 가장 높은 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A군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8시 50분쯤 사천 한 아파트 입구에서 또래 여학생인 B양(당시 16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의 가방 안에는 손도끼와 휘발유도 있었다.

강원도에 사는 A 군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3년 자퇴했다.

인터넷 채팅으로 B양을 알게 된 A군은 강원도에서 사천으로 내려와 "줄 것이 있다"며 B양을 불러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이 B양의 얼굴을 본 것은 사건 당일이 처음이었다.

재판이 끝난 뒤 지역 시민단체는 창원지법 진주지원 앞에서 법원 판결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사천10대여성살해사건 사천진주대책위원회는 "법원이 피고인에게 공정하고 엄정한 형량을 선고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다시는 이러한 참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