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남국 의원 ‘게임머니법’ 발의 후 '위믹스 코인' 가격 급등
게임학회 “국회·게임업계, 이익 공동체 의심, 전수조사 해야”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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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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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 보유로 큰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1년 12월 게임 코인인 '위믹스'와 같은 이른바 ‘게임 머니’ 기반의 가상화폐를 명문화 하는 법안 발의에 참여해 ‘이해 충돌’ 소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시기 전후에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 법안이 발의된 2021년 연말 위믹스 코인의 폭등을 주도한 호재(好材)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1일 가상화폐(코인) 업계에 따르면, 위믹스의 가격은 2020년 상장 이후 1년 가까이 200~300원 대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2021년 중순 이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2021년 연말에는 2만 8000원까지 치솟았다. 그해 중순 법안이 만들어진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알져지면서 서서히 오르다가 이 법안이 발의된 시기에 위믹스 코인 가격은 정점을 찍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 화폐를 말한다’는 신설 조항을 통해 게임 플레이어들이 아이템을 사고 팔 때 사용하는 게임 머니를 가상화폐로 간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는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만든 게임 기반 가상화폐인 이른바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코인으로, 이 법안의 직접 수혜를 입을 이유는 충분하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이해 충돌을 일으키는 ‘코인 과세 유예’ 법안에 이어 코인 가격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안 발의에 참여해 위믹스 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직전에 팔아치웠다.
김 의원이 코인을 매각한 지난해 2~3월 이후 위믹스는 급락해 다시 200~300원대로 주저앉았다.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사전예고도 없이 코인을 대량 매각하는 등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지난해 말 한때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지금은 재상장 돼 1000원 정도 유지 중이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위믹스 코인을 둘러싼 ‘이익공동체’ 형성이 의심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정 게임업체가 가상화폐를 발행한 뒤 규제 완화를 추진하며 국회를 대상으로 로비를 벌였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게임학회는 성명서에서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단체들이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관계 기관의 조사를 통해 국회 로비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하며, 여야 의원뿐 아니라 보좌진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위믹스 보유·투자 한 사람에 대한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게임학회는 “만일 국회 관련자가 위믹스를 보유했다면 ‘위믹스 이익공동체’에 가담한 셈이 된다”며 (최근) P2E 게임에 대한 허용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를 중심으로 계속 분출한 것은 바로 이런 이익공동체가 형성된 결과가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측은 한국게임학회가 제기한 ‘위믹스 이익공동체’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