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SNS에서 오가는 글을 선별해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SNS를 한글 자판에서 치면 '눈'이 됩니다. '매의 눈'으로 보는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일거리로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싣겠습니다.
<막걸리의 5덕>
조선 초기의 재상(영의정) 정인지(鄭麟趾)는 젖과 막걸리는 생김새가 같다 하고 아기들이 젖으로 생명을 키워나가듯이 막걸리는 '노인의 젖줄'이라고 했다.
정인지를 비롯 문호 서거정(徐居正), 명신 손순효(孫舜孝) 등은 말년에 막걸리로 밥을 대신했는데 병 없이 장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노인의 젖줄이라고 함은 비단 영양원일 뿐 아니라 무병장수의 비밀을 암시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조선조 중엽에 막걸리 좋아하는 한 재상이 있었다.
한번은 아들이 "왜 아버님은 좋은 약주나 소주가 있는데 막걸리만을 좋아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대감은 아들에게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라고 시켰다. 한 쓸개주머니에는 소주를, 다른 쓸개주머니에는 약주를, 나머지 쓸개주머니에는 막걸리를 가득 채우고 처마 밑에 매어 두었다.
며칠이 지난 후에 이 쓸개주머니를 열어보니 소주에 담은 주머니는 구멍이 송송 나 있고, 약주에 담은 주머니는 상해서 얇아져 있는데, 막걸리 담은 주머니는 오히려 이전보다 두꺼워져 있었다.
<막걸리 오덕(五德)이란>
취하되 인사불성일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一德)이요.
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 (二德)이며,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三德)이다.
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四德)이며,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오덕(五德)이다.
즉, 옛날 큰 잔의 막걸리를 돌려 마심으로써 품었던 크고 작은 감정을 풀었던 향음(鄕飮)에서 비롯된 다섯 번째 덕일 것이다.
찌그러진 막걸리 주둥이에서 따라지는 막걸리, 우리 농민들은 이 막걸리를 사발 가득 따라 마시며 삶의 무게를 견뎌냈다.
비오는 날, 소중한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 하시지요.
※ 출처/ 카스 세상의 모든 명언 / 2023.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