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sns의 눈] 막걸리의 5덕

더경남뉴스 승인 2023.07.20 13:42 | 최종 수정 2023.07.20 13:56 의견 0

더경남뉴스는 SNS에서 오가는 글을 선별해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합니다. SNS를 한글 자판에서 치면 '눈'이 됩니다. '매의 눈'으로 보는 글이 아니라, 일상에서 소일거리로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싣겠습니다.

<막걸리의 5덕>

나락 수확을 하다가 잠시 막걸리(농주)를 곁들인 새참을 먹는 농민들. 국가기록원

조선 초기의 재상(영의정) 정인지(鄭麟趾)는 젖과 막걸리는 생김새가 같다 하고 아기들이 젖으로 생명을 키워나가듯이 막걸리는 '노인의 젖줄'이라고 했다.

정인지를 비롯 문호 서거정(徐居正), 명신 손순효(孫舜孝) 등은 말년에 막걸리로 밥을 대신했는데 병 없이 장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노인의 젖줄이라고 함은 비단 영양원일 뿐 아니라 무병장수의 비밀을 암시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조선조 중엽에 막걸리 좋아하는 한 재상이 있었다.

한번은 아들이 "왜 아버님은 좋은 약주나 소주가 있는데 막걸리만을 좋아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에 대감은 아들에게 소 쓸개 세 개를 구해 오라고 시켰다. 한 쓸개주머니에는 소주를, 다른 쓸개주머니에는 약주를, 나머지 쓸개주머니에는 막걸리를 가득 채우고 처마 밑에 매어 두었다.

며칠이 지난 후에 이 쓸개주머니를 열어보니 소주에 담은 주머니는 구멍이 송송 나 있고, 약주에 담은 주머니는 상해서 얇아져 있는데, 막걸리 담은 주머니는 오히려 이전보다 두꺼워져 있었다.

<막걸리 오덕(五德)이란>
취하되 인사불성일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一德)이요.

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 (二德)이며,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三德)이다.

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四德)이며,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오덕(五德)이다.

즉, 옛날 큰 잔의 막걸리를 돌려 마심으로써 품었던 크고 작은 감정을 풀었던 향음(鄕飮)에서 비롯된 다섯 번째 덕일 것이다.

찌그러진 막걸리 주둥이에서 따라지는 막걸리, 우리 농민들은 이 막걸리를 사발 가득 따라 마시며 삶의 무게를 견뎌냈다.

비오는 날, 소중한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 하시지요.

※ 출처/ 카스 세상의 모든 명언 / 2023.5.13.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