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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 민심]"기자님들 이해 못 하셨어요? 스타벅스 비싸잖아요?"…이번 총선에 선동정치 청산돼야 하는 이유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2.09 16:19 | 최종 수정 2024.02.15 23:47 의견 0

"이번 총선에선 저질 선동 정치꾼들을 뿌리째 싹둑 잘라내야 하겠네요"(기자 지인의 말)

기자의 지인은 8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서민들이 오는 곳은 아니다”라고 했다며 "왜 저런 말을 하지"라고 부정적인 견해로 묻더군요. 기자가 "말한 이유가 있겠지. 요즘 정치인들 하도 두서없이 내뱉어 전후 문맥과 사정을 잘 봐야 해"라고 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입은 맨투맨 티셔츠. 쓰인 숫자 '1992'를 두고 많은 해석이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당시 한 위원장의 말을 복귀해보았습니다.

한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있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서 “이 스타벅스는 사실 업계의 강자잖아요? 굉장히. 여기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죠. 그렇지만 이곳이 경동시장 안에 들어와 있죠. 이곳의 한 잔, 모든 아이템당 300원을 경동시장 상인회에 제공하는 상생협약을 맺은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식의 상생모델은 모두에게 좋은 것이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여기) 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기 머릿 속에는 스타벅스가 미국 브랜드이고, 상대적으로 고급 커피로 알려져 있고 하니, 너네 서민들이 저런 걸 어떻게 먹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한 위원장의 말을 비틀었습니다. 여유있는 사람만 이용한다는 '서민 비하' 프레임을 씌우려는 말로 들립니다.

현장의 전후 말을 들어보니 최 전 의원의 말은 혼자 생각을 억지에 가까운 해석으로 일반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 전 의원은 변호사 시절 일명 유령정당으로 불리는 비례대표로 배지를 단 의원인데 조국 아들 알바 추천서 등으로 대법에서 최종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지요.

한 위원장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한 위원장은 8일 오전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말의 일부를 잘라서 하면 억지 공격할 여지가 생긴다”며 말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해를 불러온 것 같은데 설명을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기자님 보시기에 제 말뜻을 이해 못 하셨어요? 그때 계셨잖아요. 이해 못 하셨어요?”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는 “스타벅스가 (상대적으로) 비싸잖아요. 비싼 곳이고 많은 이익을 받아가는 곳이죠. 그런 스타벅스가 경동시장이라는 시장 공간에 입점해 영업하면서 이익을 상당 부분 기부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상생 모델이 의미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네요.

이어 “제가 오늘도 굉장히 말을 길게 하는데 성의 있는 소통을 하다 보면 말이 길어지게 되고 그중에 일부를 잘라서 얘기하면 이런 식으로 억지 공격을 할 수도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할 말을 소상히 상세히 드리는 걸 선택하겠다”며 “앞으로 조금 더 그런 식으로 잘라서 억지로 공격하는 것까지도 생각하면서 더 조심하면서 말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그렇지만 제가 그날 그곳에서 대기업과 시장과의 상생을 말한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맥락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거기 계신 분들이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애초의 취지와 목적과는 무관하게 일부 발언만을 잘라 꼬투리잡기식 흠집내기가 난무하고 있다”며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물며 이런 말에 왜곡된 해석까지 덧붙여지면 그 취지는 온데간데 없어진다. 마치 물어뜯기 좋은 흠집거리 찾기에만 혈안이 된 움직임을 경계한다. 저급한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저질 말 행태는 또 있습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벽사마을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 참여한 한 위원장을 겨냥해 “왜 옷은 멀쩡한데 얼굴에만 검댕이 묻었을까”라며 총선과 설을 앞둔 일종의 ‘정치적 쇼’가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는 8일 자신의 SNS에서 “누군가 양손으로 볼에 묻히고 콧등에도 한 점 찍은 듯 인공의 흔적까지 담았다”며 “이런 일을 여러 번 해 본 분들에 따르면 옷보다 얼굴에 먼저 연탄 검댕이 묻는 경우는 흔치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광주가 지역구인 민 의원은 지난 2022년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위한 꼼수 탈당 후 복당해 큰 비난을 받았지요.

관련 글 댓글에는 "소인배 정치의 전형"이라는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한 누리꾼은 "동영상을 보면 연탄을 나르던 주위 사람이 장난으로 묻힌 것"이라며 "최소한 확인은 하고 힐난을 해야지. 질 낮은 저급한 정치 수사(말)로 치부하는 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치가 말장난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정도면 도가 매우 지나친 말장난입니다. 국민의 삶에 도움은커녕 짜증만 나게 하는 저급한 행태이겠지요.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나라 정치를 30년간 퇴행시킨 운동권 정치인들을 이제 퇴출시켜야 할 때라고 맹렬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말에 공감을 하지 않는 분은 몇 안 될 겁니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있습니다. 유언비어나 거짓선동성 말 장난이 난무할 우려가 큽니다.

예전엔 보수우파에서 조직을 동원해 왜곡을 했지만 최근 십수년 간은 진보좌파가 더합니다. 아니면 말고식 왜곡 수준이지요. 재판 중인 대상자가 버젓이 출마를 합니다. 이어 '위성정당'에서 배지를 달면 유야무야 됩니다. 이런 사례가 최근 들어 많아졌고, 이번 총선에도 눈에 띕니다.

정치가 변해야 한다는 여론은 언제나 그랬듯 꽤 높습니다. 이념에 기반한 극단 세력들 탓입니다.

여야가 수십년간 벌여온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인 정치 싸움은 이번 총선 이후 더 이상 발을 붙이게 해선 안 되겠니다. 표로 심판을 내려 도려내야 합니다.

유권자들도 물에 물 탄 듯 표를 행사해선 안 되겠지요. 또 다시 극단 이념에 이끌려 표를 행사한다면 분명 유권자의 잘못입니다.

유권자 자신은 비정상적으로 표를 던져놓고 정치가 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는 이율배반의 행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길 가는 누구를 붙잡고 물어도 지금 우리 정치가 많이 잘못돼 있다고 말하는 엄혹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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