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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 논란 불 지피나"···경남 진주시의회, '진주대첩역사공원 관리-운영 조례안' 보류, 진주시 즉각 항변

찬성 15명, 반대 7명 ···국민의힘 일부 의원도 보류 찬성
'진주대첩광장 흉물 콘크리트 철거 시민대책위' 의견서 내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0.22 17:17 | 최종 수정 2024.10.23 09:54 의견 0

경남 진주시의회가 지난 9월 말 준공한 '진주대첩역사공원' 안에 지은 '진주성 호국마루'의 운영 조례안을 표결 끝에 보류시켰다. 진주성 촉석문 앞에 지어진 '진주성 호국마루'는 17년간의 준비와 공사를 거쳐 개장했지만 '콘크리트 흉물' 논란을 빚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22일 제26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진주대첩역사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안 보류안'을 재적 의원 22명 중 찬성 15명, 반대 7명으로 가결시켰다.

진주시가 제출한 이 조례안은 전날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통과돼 본회의에서 '보류안'으로 바뀌어 상정됐지만 결국 통과돼 '진주성 호국마루'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진주시의회의 '진주대첩역사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안 보류안' 표결 결과. 주홍색이 반대 의원이다. 진주시

'조례안 보류안' 표결 결과에 따르면 강묘영, 강진철, 박미경, 박재식, 박종규, 서정인, 신서경, 신현국, 양해영, 오경훈, 윤성관, 이규섭, 전종현, 최민국, 최지원 의원은 찬성했고 김형석, 백승흥, 임기향, 정용학, 최신용, 최호연, 황진선 의원은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국민의힘 의원도 조례안 보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경남 진주시의회 본회의 모습. 진주시의회

한편 진주시가 시의회에 '진주대첩역사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안'을 제출하자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인 '진주대첩광장 흉물 콘크리트 철거 시민대책위원회'는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의견을 냈다.

대책위는 공식 이름인 '진주대첩역사공원'을 광장의 개념인 '진주대첩광장'으로 부르고 있다.

대책위는 의견서를 통해 "진주시는 9월 13일 입법예고, 10월 3일까지 의견을 제출할 것을 공지했다. 9월 27일은 대첩광장 준공식을 했고 28~29일은 주말이었으며, 10월 1일은 국군의날, 3일은 개천절 휴일이었다. 입법예고 기간을 이렇게 한 것은 진주대첩광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지 않겠다는 시의 의지를 입법 예고기간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조례안 제1조 목적에 '진주대첩 국난 극복의 역사를 기리고 의병 정신을 계승함'이라고 표현했다"며 "마땅히 들어가야 할 '진주정신'을 시에서 누락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진주대첩광장 조성 목적에 대한 시민의 합의가 필요하다. 잘못된 역사인식에 기초해 만든 사업 목적에 따라 설정된 제5조 기능을 보면 계사년(1593년)에 순국한 논개와 진주 시민들에 대한 계승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진주성 매표소'와 관련, 대책위는 "조례안 제5조(기능), 제6조(시설), 제7조(운영시간)에는 진주성 매표소에 관한 규정이 없다. 매표소를 진주성관리사무소에 속한 곳이라서 따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억지를 부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공원지원시설 관리 조례안이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먼저 카페가 성업을 했다. 이에 대한 시의회 차원의 경위 조사를 해야 한다"며 "진주시설관리공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원지원시설을 위탁운영 한다면 특혜 의혹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진주시는 시의회의 보류 결정에 반박 자료를 내고 항변했다.


■조례안 보류에 대한 진주시 반박자료

- 상임위에서 전원 찬성 의결에도 불구, 본회의에서 보류 -

진주대첩 역사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안은 260회 진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문화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 끝에 전원 찬성으로 심의·의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에서 조례 보류안이 가결된 것은 지방의회정치가 퇴행한 격으로, 우리 시로서는 심히 유감이 아닐 수가 없다.

진주대첩 역사공원은 17년의 산고 끝에 통일신라시대 배수로, 고려시대 토성, 조선시대 석성 외성, 진주성 호국마루, 지하주차장 등을 갖춰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통상적으로 공공시설물의 관리·운영조례 제정은 해당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사전 준비사항으로, 시설 운영 전에 관리·운영 조례부터 시행되어 왔고, 진주대첩 역사공원 또한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기에서 본 조례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보류되어 그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보류 주장에 대해 진주시는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자 합니다.

첫째, 본 조례 제정의 취지는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 지하주차장 등 시설 관리 및 운영에 관한 것입니다. 조례안 보류안을 이끈 의원측에서 “진주정신을 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비근한 예로, 진주성 관리 운영조례에서도 진주정신 또는 진주역사 등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진주정신은 역사공원 시설에 그 뜻을 품고 있어 충분한 설명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둘째, 조례 보류안을 이끈 의원측에서 본 조례안이 진주대첩 역사공원 내 유적 관리에 관한 내용이 빠져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진주대첩 내 유적은 국가유산기본법률과 매장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리되어야 할 대상으로, 옥상옥으로 본 조례안에서 별도로 유적 관리에 대해 명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진주대첩 역사공원에 대해 반기부터 들기보다는 진주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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