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아바타 놀이' 열기 빠르게 식어...디즈니, MS, 메타 등 메타버스 인력 자른다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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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30 10:04 | 최종 수정 2023.03.31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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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온 3차원 가상세계(VR) '메타버스'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이용자의 관심이 뚝 떨어졌고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채 2년도 안 돼 사라지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트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등의 기업에서 메타버스 직무가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인 월트 디즈니는 최근 메타버스 전략 부서를 해체했다. 출범한 지 불과 1년 만이다.
디즈니는 향후 2개월간 진행될 7천여명의 구조조정 대상에 50명에 이르는 메타버스 관련 팀원을 포함시켰다.
MS는 최근 가상현실 작업공간 프로젝트인 알트스페이스VR(AltspaceVR) 서비스를 중단했다. 알트스페이스는 가상현실 공간에서 아바타로 대화와 게임을 하고 파티를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SNS) 앱이다.
MS는 가상현실 시장 선점을 목표로 지난 2017년 10월 이 업체를 인수했었다.
메타버스에 엄청난 투자를 하며 사명까지 바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도 상황은 비슷하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1만 1천명을 해고한 데 이어 추가로 1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지난 14일 밝혔다. 해고 대상에 메타버스 엔지니어도 상당수 포함됐다.
WSJ는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지난달 실적발표 때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은 28번 말했지만, 메타버스는 7번밖에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서치업체인 서드 브릿지 그룹의 테크 부문 애널리스트인 스콧 케슬러는 "지금 기업이 직원이나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메타버스 범주가 꽤 쉬운 목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이 아바타로 어울리는 가상세계의 부동산 가격은 폭락을 거듭 했다. 메타버스 토지 매매 사이트인 위메타(WeMeta)는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의 토지 시세는 1년 전에 비해 약 90% 하락했다고 밝혔다.
메타의 VR 세계인 '호라이즌 월드'(Horizon Worlds)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0만명도 되지 않는다. 목표치 50만 명에 크게 믿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