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안세영 선수 “축하와 영광 누려야 할 다른 선수들께 죄송…올림픽 끝난 뒤 입장 내겠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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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23:00 | 최종 수정 2024.08.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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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작심 비판해 큰 파장을 몰고온 안세영(22·삼성생명) 선수가 동료 선수들에게 사과하며 올림픽이 끝난 뒤 다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안세영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저의 이야기로 많은 분들을 놀라게 해드려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려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공항까지 걸음 하셨던 기자 분들과 제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직후 경기장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과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을 드러내며 국가대표팀 이탈 의사로 비치는 말을 했다.
이어 안세영은 7일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제 입장은 한국에 가서 다 얘기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자세한 건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한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협회는 안세영의 공항 인터뷰가 끝나고 약 1시간 뒤 A4용지 10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안세영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안세영의 발언 내용이 사실인지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안세영이 발언한 시기와 장소가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1996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방수현 MBC 해설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금메달을 따자마자 공식 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방 위원은 “인터뷰에선 선수를 위해 열심히 일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하고, 협회 문제는 금메달리스트로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즐긴 뒤에, 마음에 품었던 게 잘 정리된 상황에서 얘기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