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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아열대 기후변화 ‘강건너 불 보듯’···농작물 연구용역 1건, 관련 사업은 전무[국정감사]

냉해로 4년간 3천 억 피해, 지난해 재해보험 1조 지급
서천호 의원 "아열대성 기후 변화에 맞춘 농업 생산 시스템 구축해야"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0.03 20:08 | 최종 수정 2024.10.06 10:05 의견 0

9월 중순 이후까지 지속된 극한 폭염으로 배추값이 급등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가 큰 부담을 주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가장 밀접한 농림축산식품부는 ‘강건너 불구경’을 하듯 안일하게 대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기후 변화 대응 농작물 연구용역은 단 1건에 불과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마을 수확을 앞둔 벼논에 벼멸구 피해로 누렇게 변한 모습. 벼멸구가 벼 줄기 하단을 갉아먹어 익은 이삭의 벼가 쓰러져 있다. 진주 지방은 9월 중순 추석날 한여름 최고온보다 높은 38도까지 오르는 등 9월 말까지 늦더위가 지속돼 벼멸구가 기승을 부렸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천호 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이 농식품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작물 기후변화 관련 연구용역은 올해 초 발주한 5900만 원짜리 ‘농식품분야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방안 연구’ 용역 단 1건에 불과했다.

벼논의 절반이 벼멸구로 피해를 입은 모습. 이상 정기홍 기자

농식품부의 안일한 대처와 달리 환경부 12건, 기상청 8건, 행정안전부 7건 등 기후변화에 대책을 마련하고자 관련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련 사업 예산은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기후변화가 농업용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기후변화 실태조사 사업'이 전부였다. 또 매년 반영하던 배수 개선, 수리시설 개보수 등 관행적인 사업 외에 기후변화 대책 마련 신규 사업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기후변화에 의한 과일 냉해(저온) 피해는 최근 4년간 3019억 원에 달했으며 피해 면적은 12만 7533ha에 19만 7209농가가 봄철 이상저온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올해 냉해 방지시설 예산은 20억 원에 불과했으며 이는 사과, 배 전체 재배면적에 1.0%에 불과했다.

또 피해 보상을 위한 농협손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금 지급액은 2020년 1조 158억 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지난해에는 1조 42억 원이 지급됐다.

서천호 의원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농업 생산량 감소는 물론 품질 저하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식량 안보와 국익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도 관련 부처가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아열대성 농산물 주산지 변화에 맞춰 이에 맞는 품종 개발과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업 생산 시스템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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