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의 크기와 속도가 말 그대로 일파만파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의 최고 100억 원대 '코인 투자 의혹' 두고 좌중이나 SNS,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연일 들려오는 말들이다.
김 의원의 '위믹스' 코인(가상화폐)이 최고 100억 원대에 달하고, 국회 상임위 도중 거래 의심을 넘어 게임업체들의 국회 로비 의혹까지 번졌다. 민주당 조사단은 김 의원이 '에어드롭'으로 코인을 무상으로 받았다고 당 지도부에 긴급 보고했다.
이 정도면 김 의원과 관련한 일련의 코인 투자 의혹이 김 의원 개인의 일탈 차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선 무상 코인들이 무더기로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건은 '게이트급 핵폭탄'이 될 전망이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싱가포르 소재 위믹스 법인을 통해 2020년 처음 발행한 대표적인 국산 P2E 코인이다. 이용자들은 게임 속 자원을 모아서 위믹스로 바꾼 뒤 원화 거래소 지갑으로 이체해 판매할 수 있다.
12일 게임업계,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게임업체인 위메이드의 코인인 '위믹스'는 지난해 11월 공시도 없이 코인 유통량을 초과 발행해 상장이 폐지됐다. 이 초과 물량이 정치권으로 흘러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3월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위믹스' 코인과 직접 관련이 있는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을 합법화 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대선캠프 온라인소통단장으로 이재명의 후보의 지근에서 보좌했다.
위믹스는 지난해 이 같은 '유통량 허위 공시'로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거래정지)됐다. 이후 정치권 로비설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게임학회는 어제 이 로비설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물론 발행사인 위메이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믹스의 퇴출 과정에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참고로 다음 내용은 김 의원의 코인 투자를 처음 보도한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한 언론의 기사를 원용한다.
위메이드의 위믹스 유통 계획서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말까지 2억 4500만개 코인이 유통돼야 하는데 실제 유통량은 3억 1800만개였다. 무려 7000만개 이상이 초과 발행된 것이다.
이는 10월 중순 가격(개당 2500원)으로 따지면 무려 1750억원에 이른다. 위믹스는 이ㅅ실이 탄로 나 지난해 11월 ‘중대한 유통량 위반’ 등으로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지금은 살아나 거래 중이다.
게임업계 등에서는 이 초과 발행한 물량의 상당수가 정치권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재명 대선 캠프 ‘게임·메타버스특보단’ 공동단장이던 위정현 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게임학회는 이와 관련, "몇 년 전부터 P2E 업체들의 국회 로비 소문이 무성했다"며 "여야 의원, 보좌진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로비를 위해 위믹스를 뿌렸다면 초과 유통량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믹스가 로비용으로 제공되었다면 '프리 세일'이나 '블록딜 형태'로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어서 대량으로 위믹스를 보유하는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김 의원이 고위험 김치코인(한국 코인)인 '위믹스'에 투자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풀리지 않았는데, 로비용으로 받은 것이라면 (의구심은) 자연스럽다”고 일단 진단했다.
이어 “만일 로비용으로 저가에 매수했다면 자금 출처도 밝히기 어렵고, 상장폐지된 상황에서 대량 보유 사실도 밝힐 수 없게 된다”며 “이에 김 의원이 '위믹스'를 보유하게 된 방식과 시기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위믹스 관계자는 “해당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코인은 초과 발행이 될 수 없는 구조이며 초과 발행 논란은 유통량에 대한 위믹스 측과 거래소 측의 정의 기준이 달라서 생긴 문제로 이미 소명 절차를 거쳤다”며 “논란이 된 7000만개의 코인은 현재 전량 위믹스 측에서 회수를 해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도 각종 의혹에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고,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고 했다.
진실게임은 시작됐다.
■ 대선 때 무슨 일?
지난해 3월 대선 때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위믹스와 직접 관련이 있는 P2E 방식 합법화를 대선 공약으로 채택했다. 당시 대선 캠프 온라인소통단장을 맡고 있던 김 의원은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를 합법화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선 자금 모금 펀드용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위믹스' 코인을 비롯한 P2E는 사행성 우려가 커 규제 완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컸다. 이유는 게임 도박 성격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최종 공약으로도 P2E가 거론됐지만 하태경 선대위 게임특별위원장의 강한 반대로 막판에 제외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2021년 12월 “P2E가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해외에선 이미 활발한 산업으로 무조건 금지하면 쇄국 정책”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에는 P2E 규제에 대해 “해서는 안 될 것들을 정한 다음에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의 미래경제위원회 위원장과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이 같은 시기에 P2E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게임 업체인 ‘컴투스’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2021년 12월 2일 대표발의한 ‘게임 머니는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화폐’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으로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당연히 이 조항은 게임머니를 현금화 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내용이며, 게임 코인에 호재로 작용한다.
대선 때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특보단 전원이 P2E의 사행성 등을 이유로 위험성을 줄곧 경고했는데도 김 의원이 계속 P2E를 언급했다”며 “(반대에도 불구하고) 캠프 내에 P2E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계속 돌았고, 김 의원 쪽이 주도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