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람도 헷갈리는 갱상도 말] 아이들의 신랑-각시 놀이 '반주깨비'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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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2 18:13 | 최종 수정 2023.09.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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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경남뉴스가 경상 주민들이 자주 쓰는 사투리들의 길라잡이 방을 마련했습니다. 일상에서 말을 하면서도 뜻을 모르거나 제대로 대별이 되지 않는 사투리의 의미를 톺아내 소개합니다. "아하! 유레카!(알았다!)"라며 감탄할만한 낱말들을 찾아내겠습니다. 문장 중간엔 간간이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도 사용해 글의 분위기도 돋우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반주깨비'란 경남 진주 지방의 사투리를 아시는지요? 표준말 '소꿉질'의 사투리입니다. 소꿉장난이란 말이 입에 익을 겁니다.
소꿉질, 즉 반주깨비는 '아이들이 자질구레한 그릇 등 장난감을 가지고 살림살이 흉내를 내는 놀이'를 말합니다.
대여섯살 정도 아이들은 집 마당 한 구석에서 신랑과 각시 역할을 하면서 조개나 소라 껍질 등 그릇이 될만한 자질구레한 모아놓고 그 속에다 먹던 빵이나 풀, 모래 등 온갖 것을 넣고 밥과 반찬이라며 살림을 하는 놀이를 합니다. 어른 흉내를 내는 놀이지요.
짐작컨대, 요즘엔 이런 꼬마 살림살이 놀이기구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파는 곳이 있어 어렵지 않게 갖고 놀겁니다. 모래 무더기 등의 옛 놀이 장소가 방이나 어린이집 등으로 바뀌었겠지요.
기자는 개인적으론 이 말을 꽤 오랜만에 접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어(死語), 즉 죽어 있던 말이었지요. '반주깨비'로 반나절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기억도 대충 재생이 됩니다.
이 낱말은 오늘(12일), 3일 후 진주에서 열리는 전국 생활문화인의 모임인 ‘2023 전국생활문화축제’가 열린다는 보도자료에서 발견됐습니다. 진주문화관광재단이 이 축제의 사전행사로 7~8월 '반주깨비' 체험교실 진행했다고 합니다.
'반주깨비' 체험교실은 결혼이민자 자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진주의 특색을 담은 실크, 유등 등 생활문화 체험 키트인 '반주깨비'를 만들고, 체험키트를 택배로 발송도 해주었답니다.
옛과 지금을 잇는 진주 지역 특유의 생활문화 체험 행사입니다. 반주깨비와 같은 '사라져 가는' 지역의 말을 틈나는대로 찾아 다시 더 많이 사용토록 해야 하겠습니다. 관련 공공 기관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 단체나 개인의 관심도 매우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