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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무릉도원의 꽃' 복숭아꽃(복사꽃) 정취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4.06 22:42 | 최종 수정 2024.07.01 01:18 의견 0

대지가 온통 꽃잔치입니다. 예전엔 시차를 두고 매화·산수유가 피면 벚꽃이 이어주고 개나리, 진달래가 완연한 봄이왔음을 알렸지요. 요새는 날씨가 들쭉날쭉해져 거의 동시에 핍니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 구천리 복숭아 과수원을 찾았더니 복사꽃(복숭아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복사꽃은 무릉도원(武陵桃原)의 꽃입니다.

연분홍꽃이 핀 복숭아 과수원의 아늑한 봄날 정취

복사꽃이 피는 시기는 지역과 기온차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월 말에서 4월 중순까지입니다.

복사꽃의 꽃말은 '매력, 용서, 희망, 사랑의 노예'입니다. 결혼, 사랑, 행복을 뜻하고 여성스러움이나 순수, 우아함을 나타냅니다.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복사꽃이 온 가지를 뒤덮어 흐드러지게 피었다.

연약해 보이는 가지에도 복사꽃은 알차게 피었다.

활짝 핀 꽃에 부지런한 벌님이 날아들었다.

20여 일 전인 지난달 14일 심은 복숭아 묘목에서도 꽃이 앙증맞게 피었다.

땅속 양기를 빨아올려 돋아난 새싹과 꽃봉오리. 이상 정창현 기자

꽃이 피고 꿀벌과 나비 등이 수정을 시켜 늦여름이면 복숭아가 탐스럽게 익습니다.

복숭아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크게 딱딱한 복숭아와 물렁한 복숭아로 나뉩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물렁한 복숭아와 딱딱한 복숭아 중 더 맛있는 걸 고르라고 했더니 30대 이하는 '물복', 40대 이상은 '딱복', 10~20대는 식감보다는 단맛이 강한 복숭아를 선호했다고 합니다.

고대 중국신화에 등장하는 천도복숭아는 먹으면 젊어지거나 장수한다고 하며 불치병도 낫게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사자성어 무릉도원 유래

무릉도원은 중국의 시인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곳입니다.

서진 시기 무릉에 사는 한 어부가 고기를 잡기 위해 계곡을 올라가는데 복숭아 꽃잎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더 올라가보니 복숭아 꽃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계곡이 나왔지요.

어부가 안쪽의 굴 속을 들어가자 아름다운 마을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진(秦)나라 때의 사람으로, 난리를 피해 들어왔는데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부는 바깥 세상 얘기를 해주고 융숭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어 어부가 돌아가려고 하자 이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대해 비밀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지요. 하지만 어부는 경험이 너무 신기해 다음에 또 오기 위해 길목마다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마을로 돌아온 어부는 이 마을 사람들과 한 약속을 어기고 고을 태수에게 이 신기한 경험을 아뢰자 궁금했던 태수가 따라나섰습니다. 하지만 어부가 나오면서 해둔 표시가 모두 없어져 그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무릉도원은 위의 이야기처럼 현실세계에서 볼 수 없는 별천지나 낙원을 말합니다.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 즉 유토피아의 세계인 셈이지요.

한편 삼국지에는 '도원결의(桃園結義)'라는 사자성어가 나오는데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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