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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우리 동네 누가 나왔나(15)] 경남 거제···여야 박빙 구도에 무소속 변수

조선 노동자 도시로 진보세 강해
선거 때마다 보수-진보 초박빙

정기홍 기자 승인 2024.04.07 18:02 의견 0

22대 총선(10일)을 코앞에 두고 거제가 박빙의 판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이를 공감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7일 선거 막판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을 정도다.

민주당 변광용 후보(전 거제시장), 국민의힘 서일준 후보(현 의원), 개혁신당 김범준 후보(부산대 특임교수)가 출마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 시군 위치 현황. 위키백과

▶총론

거제는 '조선의 도시'로 경남 도내에서 총선과 지방선거구가 같은 유일한 선거구다. 인구 23만 4000명으로 경남도 시군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지역 전체로 보면 다른 경남 선거구처럼 보수색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조선소 노동자의 표심이 진보좌파로 흐르는 경향을 보인다. 전통의 보수성 지역 정서에 노동자 표심이 공격을 하는 구도다.

국내 '조선 빅3' 중 현대를 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있어 가족 등 직간접 조선업 종사자가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선거 때마다 여야가 격전을 치른다. 다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보수 진영이 격차를 보였지만 모두 이겼다.

거제는 조선 경기가 좋았을 땐 지나는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조선 경기가 장기간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유령의 도시처럼 변했었다. 지금은 다시 조선 경기가 살아나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사다.

거제 선거구는 김영삼과 문재인 등 2명의 대통령을 이곳에서 배출한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태어만 났지 정치 기반이 부산으로 선거에 크게 영향을 주는 편은 아니다.

개혁신당 김 후보가 국민의힘을 탈당해 3파전으로 전개되면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후보 이력

민주당 변(58) 후보는 거제 일운초교, 지세포중, 거제고,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와 연세대 행정대학원(행정학석사)을 졸업했다. 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다.

민주당 변광용 후보

젊어서부터 정치권에 들어서 대외적인 큰 이력은 없다.

하지만 거제시장을 역임하는 등 역대 선거에서 졌든 이겼든 정치 경쟁력은 입증됐다는 평이다.

국민의힘 서(58) 후보는 9급 말단 공무원에서 시작해 금배지를 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서 후보는 연초면에서 태어나 오비초교, 연초중, 마산고,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석사),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행정학박사)을 졸업했다.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

고향 연초면사무소에서 9급 면서기로 시작해 서울시와 청와대 총무인사팀장,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장과 문화관광체육국장, 거제부시장 등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했다. 국민의힘 원내 부대표 등을 맡으며 당내에서는 '친윤'으로 분류되고 있다.

9급에서 시작해 거제부시장으로 퇴임하기까지 다양한 자리를 경험해 업무력은 물론 행정 분야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 추진력과 상황 판단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혁신당 김(55) 후보는 부산대 특임교수로 개혁신당의 인재영입 1호다.

장승포초교, 해설중, 진주동명고,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부산대 사회과학대(행정학석사)를,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정치학박사)를 마쳤다.

개혁신당 김범준 후보

그는 국민의힘에서 이번 총선에서 서 후보를 단수 공천하자 탈당,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개혁신당 전략기획 부총장을 맡았다. 거제정책연구소장이다.

김 후보는 1996년 신한국당 공채 1기로 정치에 입문한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새누리당 부대변인, 여의도연구원 정책기획위원, 서병수 부산시장 때 특채돼 부산시 서울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거제 지역에서는 2020년 총선과 2022년 거제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거제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공천된 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크게 기여했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거제시장 공천 경선에 나서 지지율 1위를 했으나 낙천됐다. 이번 총선에서도 전략공천으로 경선 기회마저 못 받자 탈당했다.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인재영입 1호로 발탁했다.

KBS 시사직격, MBN 뉴스와이드, KNN 시사만사 등에서 패널로 출연했다.

▶역대 선거 결과

그동안 치러진 선거에서 보수우파 진영 정당과 진보좌파 진영 정당의 표심잡기가 치열했다. 하지만 총선에서는 보수우파가 모두 승리했다.

현 거제 선거구에서는 1995년 시·군 통합으로 장승포시·거제군 선거구가 통합됐다. 이후 총선을 7번 치렀는데 6번은 보수우파 정당 후보가, 한 번은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통합 이후 15대 총선(1996년)에서 김기춘 후보(전 청와대 비서실장)가 신한국당(국민의힘) 후보로 나서 첫 배지를 단 이후 16~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간판으로 당선되며 3선 고지를 밟았다.

18대 총선(2008년)에서는 한나라당 윤영 후보가 당선됐다.

이은 19대 총선(2012년)에서는 무소속으로 나온 보수 성향의 김한표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야3당 단일후보)의 구도에 보수우파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가세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무소속 김 후보가 3당 단일후보였던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를 2190표 차로 이겼다.

당선된 김 후보는 20대 총선(2016년)에서 새누리당으로 출마해 민주당 변광용 후보에 불과 730표(0.7%) 차이로 이겨 재선했다. 김 후보는 4만 4908표(44.19%), 변 후보는 4만 4178표(43.47%)를 얻었다.

제9대 지방선거 거제시장 선거(2018년)에서는 서일준 후보와 변 후보가 맞붙어 변 후보가 52.47%를 얻어 서 후보(45.64%)를 눌렀다.

ㄸㅗ 4년 전인 21대 총선(2020년)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서 후보가 민주당 문상모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서 후보는 50.89%의 지지를 얻었고 민주당 문 후보는 38.03%를 얻어 오랜만에 여유있게 이겼다.

가장 최근에 치러졌던 거제시장 선거(2022년)에서는 초박빙인 387표(0.39%)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가 4만 4790표(45.89%), 변광용 후보가 4만 4403표(45.50%)를 얻었다.

20대 대선(2022년)에서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9.84%, 민주당 이재명 후보 44.69%로 경남 도내에서 김해시에 이어 두 번째로 차이가 적었다.

이번 총선에서 서 후보와 변 후보는 6년 전 거제시장에 이어 두 번째 맞붙는다. 서 후보로선 당시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 3명의 후보 전략

아무래도 관심은 2018년 거제시장 선거에서 맞붙었던 민주당 변 후보와 국민의힘 서 후보의 리틀매치다. 당시 변 후보가 이겨 시장이 됐다.

변 후보는 2022년 시장 재선에 실패한 직후부터 총선 준비를 해왔다.

변 후보는 '거제의 새날을 열겠습니다'는 슬로건으로 공약을 내놓았다.

주요 공약은 조선 산업을 기반으로 했다.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을 하고, 조선업의 지속성장 이끌고 이에 따른 산업·물류·관광휴양 분야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면·동별 지역 공약도 제시했다.

변 후보는 거제시장 때 추진한 대형 국책사업과 거제시정 성과도 내세웠다.

그가 내세운 성과는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 시행 ▲한-아세안 국가정원 거제 유치 ▲대통령 휴양지 저도 개방 등과 국책사업인 ▲KTX 남부내륙철도(거제~김천) 건설 확정 ▲김천~통영 고속도로 거제 연장 정부 계획 반영 ▲가덕신공항 건설 확정 ▲창원~거제~통영 국도 5호선 노선 연장 확정 등이다.

변 후보는 박종우 현 거제시장 공직선거법 위반건과 관련, 서 의원의 개입 의혹을 부각시키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박 시장은 1심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변 후보는 또 윤석열 정권 2년 5대 실정을 부각시키고 있다.

국민의힘 서 후보는 의원 시절 추진하고 얻은 성과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그는 국회 입성 이후에는 ‘3일 거제 4일 국회’ 일정을 지키며 4년 동안 지역 현안을 챙겨왔다. 지역민들도 대체로 그의 부지런함은 인정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역 현안이던 거가대교 통행료를 인하하는 등 표밭 다지기에 주력해 왔다

서 후보는 '시민이 키운 참 일꾼 서일준은 달랐습니다! 서일준은 해냈습니다!'를 기치로 의원 4년간의 성과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어 '명품 도시로의 도약!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시민이 키운 참 일꾼 서일준만이 해냅니다!'란 슬로건으로 주요 공약을 내놓았다.

그가 제시한 공약은 ▲글로벌 남해안 관광시대를 이끌 교통중심 거제 ▲가덕신공항 경제권 비즈니스 중심도시 거제 ▲해양휄니스 관광 휴양도시 거제 비전 등 거제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현안의 밑그림을 그렸다.

또 조선 산업 관련 공약으론 '세계 선도 거제 조선! 세계 1위 조선해양 강국 유지'를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실행안을 분야별 내보였다.

면·동별 공약도 세세히 챙겼다.

개혁신당 김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조선업계 임금 직불제 도입 ▲거제시의 부산시 편입 ▲사곡 국가산업단지 재추진을 내놓았다.

다소 특이한 '조선업 임금직불제'란 조선업이 불황을 겪을 때를 대비하자는 게 목적이다.

현재 건설업에서 적용 중인 임금직불제를 조선업계에도 도입해 임금체불을 방지하고 적정 임금 보장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제도다.

거제의 부산 편입은 거제가 부산과 인접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으로 산업권과 생활권이 부산에 밀접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공약이다.

김 후보는 "정말 고향 거제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총선거, 2022년 거제시장 선거 때는 공천 결과에 승복했지만 이번 공천은 경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며 "오랜 기간 거제를 위해 하고 싶었던 일을 시민들에게 직접 알리고 지지와 협력을 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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